정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 뱀탕을 먹기로 하다
그렇다고 여자에 대한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로 극단적인 선택은 할 수가 없었다. 민첩 아버지는 아직까지 조상 대대로 나씨 집안에서는 자살한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을 가문의 영광이며 최고의 자부심으로 생각하고 살았다.
다만, 미확인자료에 의하면 6.25 전쟁 끝나고 나서 나씨 집안의 한 사람이 자살을 시도했다가 구조되어 살아났다는 전설은 들은 바 있었다.
그 사람은 별 것 아닌 사유로 한강 다리에서 투신을 했는데, 강물에 떨어진 다음 마음을 고쳐먹고 살아야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평소 갈고 닦은 수영실력으로 헤엄쳐서 나오다가 막판에 지쳐서 기절했다.
그런데 그때 다른 수영선수가 그 사람도 자살하려고 강변에서 물로 들어가 숨을 쉬지 않고 있었는데, 어떤 사람이 헤엄쳐 오다가 기절한 것을 보고, 우선 그 불쌍한 사람을 구조해놓고, 그 다음 자신은 죽어야겠다고 마음 먹고 그 사람을 꺼내놓았다.
그리고 인공호흡으로 그 사람을 살려놓았다. 그랬더니 그 사람이 자신을 구조해준 수영선수에게 생명의 은인이라고 절을 하면서 목을 놓아 울었다. 수영선수도 영문도 모른 채 따라서 같이 울다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자신은 지금 자살해야 하는데, <살기를 간절히 바라는 놈>과 같이 울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되었다.
그래서 그 사람을 떼어놓고 다시 강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랬더니 구조를 받은 남자가 그 수영선수를 붙잡고 심하게 두들겨팼다. 그 사람은 씨름선수였다. 그래서 힘으로 당할 수 없는 수영선수는 엄청나게 두들겨맞고 병원으로 옮겨졌고 끝내 자살을 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그 후 서로 화해하고 의형제를 맺어 잘 지냈다고 한다.
이처럼 자살률 0%를 자랑하는 집안에서 태어난 <좋은 환경의 사나이>인 민첩 아버지가 정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이승>을 버리고 <저승>을 택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만일 이런 이유로 자살하고 저승에 갔다다는 ‘당신은 무슨 이유로 죽었는가?’하고 심판관이 물으면, ‘예. 저는 정력이 약해서 여자를 꼬실 수 없어서 자살했습니다.’라고 대답을 했다가는 곧 바로 그 자리에서 다시 <고추 떼고 호두 부셔버리는> 극형에 처해질 위험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옆집에 새로 이사온 사람과 술을 마시는데, 그 사람으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그 사람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술을 무척 많이 마셨기 때문에 정력이 무척 약했다고 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뱀을 잡으러 다니는 사람을 알게 되어 그 사람 때문에 몇 달 동안 뱀탕을 먹게 되었다.
그랬더니 그 후부터 정력의 왕이 되었다고 한다. 어느 날 갑자기 뱀탕의 영험한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그 실력 발휘를 할 데가 없어 일차적으로 부인에게 했더니 처음에는 부인이 좋아하다가 일년쯤 지나서는 도저히 그 남자를 상대할 수 없다고 가출해 버렸다.
그 남자는 결국 아내와 이혼하고 지금까지 혼자 살고 있는데, 그 탁월한 정력 탓으로 여자들이 항상 줄로 서있다고 했다. 오히려 여자들이 돈을 벌어다가 남자를 도와주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핸드폰에서 애인들과 찍은 사진을 보여주는데, 다섯 명의 여자들이 속옷차림으로 그 남자와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는 것이었다. 한꺼번에 다섯명을 100% 만족시켜 주고 나서 여섯명이 모두 행복해하는 모습이었다. 민첩 아버지는 갑자기 눈이 환해지는 느낌이었다. 뱀탕에 대해 여러 전문가들에게 물어보았다.
“뱀탕은 고상한 말로 생사탕(生蛇湯)이라고 하는 거요. 생사탕은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아주 강력한 초정력제예요. 조선시대에는 폐결핵이나 중병으로 다 죽어갈 때 먹이면 다시 팔팔하게 체력이 회복되었다고 해요. 고단위 단백질과 22종의 아미노산이 들어있어요. 정력제라는 토코페롤이 많이 함유되었어요.”
“제가 궁금한 것은 정말 뱀탕을 먹으면 저처럼 정력이 약하고 조루인 사람도 강해지나요?”
“뱀탕은 비싸서 못먹지, 먹어본 사람들 이야기 들으면 백이면 백 모두, 변강쇠가 되었다고 하니까 그런 질문은 아주 어리석은 우문인 거요.”
“어느 정도 강해지나요?”
“지금까지 그런 구체적인 강도의 수치까지 물어보는 사람은 처음 봐요. 나 바쁜 사람이니까 이제 그만 하고 돌아가세요. 공연히 시간 낭비를 하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아요.”
민첩 아버지는 머쓱해졌다. 머리를 끄적거리며, “주로 어떤 뱀을 먹는지 궁금해요?”
“주로 구렁이, 칠점사, 까치독사, 화사라고 하는 꽃뱀을 가지고 탕을 만드는 거예요.”
'작은 운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민첩 아버지가 성추행범을 붙잡다가 폭행을 심하게 당하다 (0) | 2020.09.13 |
---|---|
정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뱀탕을 먹는 방법을 원리원칙대로 철저히 지키다 (0) | 2020.09.13 |
<여자를 만날 때 남편이나 애인이 있는지 철저하게 확인하는 남자> (0) | 2020.09.11 |
임자 있는 여자는 절대 피해야 한다는 소신을 전도하러 다니다 (0) | 2020.09.11 |
아들 이름을 잘 지었기 때문에 <민첩> 아버지는 첩을 떼어버렸다 (0) | 2020.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