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o hearts were blended
가을사랑
추석 연휴가 끝나가는 시간이다. 조용한 시간에 '밤하늘의 부르스'를 듣고 있다. 은은한 트럼펫 반주가 조용한 가을시간을 수놓고 있다. 영국의 유명한 발라드 가수 Engelbert Humperdinck 가 불러 힛트해떤 노래다. Engelbert Humperdinck 는 1967년 Release Me 라는 노래를 힛트시켜 일약 슈퍼스타가 됐다.
Wonderland by Night 라는 이 노래에는, 'two hearts were blended' 라는 구절이 나온다. 천사들이 사랑노래를 부를 때(while angels sang a lover's tune), 두 마음은 하나가 합쳐진다. blended 라는 표현이 아름답다고 생각된다. 사랑하는 사람과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별을 생각하면 두 마음은 자연스럽게 하나가 된다. 그 순간에는 그 무엇도 부럽지 않다. 별과 달 사이에서 사랑이 혼합되는 순간에 다른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추석 연휴로 오랜 공백기간이 흘렀다. 지난 금요일인 9월 29일 퇴근시간부터 분위기는 연휴기간으로 들어간 것 같았다. 10월 2일 월요일 사무실 근무는 하였지만 대부분 추석연휴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에 관심들이 많았다.
이제 오랜 연휴를 마치고 내일부터 새로운 근무가 시작된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 연휴를 보내면서 몸과 마음을 많이 쉴 수 있어 좋았다. 다시 일을 할 수 있는 에너지를 재충전한 것 같은 느낌이다.
낮에 북한산 산행을 했다. 구기동매표소에서 대남문까지 올라갔다가 북한산성매표소까지 내려갔다. 올라갈 때 2.5킬로미터, 내려갈 때 5.5킬로미터니까 8킬로미터 되는 산행코스다. 가을날씨지만 올라갈 때 땀을 많이 흘렸다. 사람들이 참 많았다.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 같다.
이제 단풍이 조금씩 들어가고 있었다. 노란색과 빨간색, 갈색의 잎들이 눈에 많이 띈다. 가끔 걸음을 멈추고 예쁜 색깔의 나뭇잎들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파란 청춘의 색깔에서 세월의 흐름을 보여주는 낙엽색깔은 마치 사람들의 머리카락색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까만 머리에서 하얀 머리로 변해가는 과정과 같다고나 할까.
살다 보면 어느 새 자신도 모르게 머리색깔이 하얗게 서리가 내리고, 나중에는 백발이 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머리색깔을 정확히 모른다. 얼마나 하얗게 된 것인지 거울을 봐도 잘 모른다.
자신이 거울을 보고 느끼는 하얀 정도와 다른 사람들이 보는 하얀 정도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사진을 찍어보면 깜짝 놀랄 때가 있다. 내 머리가 이렇게 하얗게 되었나 생각이 든다.
나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신의 나뭇잎들의 색깔이 그렇게 달라지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을 것이다. 다른 나무들의 잎색깔을 바라보면서 왜 그렇게 파란색을 잃어가고 있느냐고 묻고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무는 사람의 모습을 똑 같이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았다.
한 여름의 매미소리를 이제 들을 수 없게 된 것도 서글펐다. 대신 다른 풀벌레소리들이 비교적 조용하게 숲 속에서 빈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매미와 달리 풀벌레들은 겁이 많아 보였다. 사람들이 다가가면 울음소리를 멈춘다.
구파발역에서 전철을 타고 오다가 인사역에서 내렸다. 인사동 골목길로 들어가 보았다. 사람들이 꽤 많았다. 사람구경을 많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