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사랑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은 자신의 충동을 억누르지 못하고 무슨 일이든지 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 사회에서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의 수는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인격장애환자는 2002년 8,564명에서 2007년 10,908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인격장애환자 가운데에는 충동조절장애환자가 있어, 이들은 방화, 절도, 강간 등의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또 다른 인격장애로서는 성도착증, 유아기호증, 신체노출증, 관음증의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더욱 무서운 것은 반사회적 인격장애 증세다.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겉으로는 크게 표가 나지 않으며, 환자 스스로는 자신의 장애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가 어떤 상황이 되면 결정적인 일을 저지르게 된다.
이번 숭례문 방화범은 자신에 대한 토지보상금이 적은데 불만을 품고 불을 질렀다고 자백했다고 한다. 그는 2006년 4월에도 창경궁 문정전에 불을 질렀다는 이유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고 한다.
그러면 범인의 범행동기는 무엇이라고 해야 하는가? 이번 사건의 경우 개인에 대한 복수가 동기는 아니었다. 사회 전체에 대한 불만이 방화로 표출된 것이다. 반사회적인 태도, 반사회적인 인격과 정서가 문제인 것이다.
사회에 대한 불만은 여러 방면에서 시작된다. 우선 개인적으로 불행한 일을 겪게 되었을 때 자신의 불행의 탓을 사회에 돌리는 것이다. 취직이 되지 않고, 사업에 실패하고, 연애에 실패했을 때 자신의 문제를 반성하지 않고, 비관하면서 사회체제가 잘못되었기 때문에 자신이 불행해졌다고 믿는 것이다.
개인의 문제에 대한 분노를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면서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복수를 하려고 하는 것이다. AIDS에 걸린 사람이 왜 하필 자기가 그런 병에 걸렸느냐고 비관하면서 사회에 복수를 하겠다고 마음 먹고 무차별 성행위를 하는 경우도 있다.
동기 없는 범죄를 저지른다. 길을 가다가 마주친 사람을 칼로 찔러 죽이기도 한다. 아무 여자나 납치해서 강간을 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테러행위를 자행하기도 한다. 때로는 방화를 하기도 한다. 공공시설에 방화하여 커다란 피해를 주면서 사회에 대한 복수를 했다고 믿는다.
이와 같은 반사회적 인격장애는 자신의 불행과 분노를 대상 없는 사회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퍼붓는다. 대체로 지금까지 이러한 반사회적 인격장애는 폭행, 협박, 방화, 강간, 시설파괴 등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에는 문화예술을 파괴하는 이른바 반달리즘과 결합하여 묘한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사회가 지니고 있는 정신적 가치의 상징물을 파괴함으로써 단순한 육체적 고통이나 재산상 피해 이상의 손실을 주려는 의도에서다. 이번 사건과 같이 숭례문의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재산으로 환산할 수도 없다. 다시 복구할 수도 없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일시에 잃는 허탈감이 충격적이고 크다. 범인은 이것을 노리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는 물질만능의 분위기 속에서 산업화, 도시화, 기계화에 의한 인간 소외 현상이 점점 심화되어 가고 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낙오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심각한 사회적 문제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심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박탈감을 느끼고 공허해진다. 세상을 옳게 보지 않고 비뚤게 보면서 시각이 왜곡된다.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모든 문제를 남의 탓으로 돌린다.
그러다 보면 이유 없는 반항을 하게 되고, 사회에 저항하는 수단으로 이상한 범죄행위를 저지르게 된다. 우리 사회에 이에 대처하는 역량을 하루 빨리 향상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위험성이 높아지게 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표출이 행해지는 범죄에 대한 종합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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