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인지 배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다.
사진을 찍을 때에는 구별이 되었는데
사진 촬영이 잘 안 되어서 구별이 안 된다.
과일이 익어가는 계절이다.
과일나무에 과일이 열려 있다.
이제 3개월이 지나면 풍성한 결실이 거두어질 것이다.
고추가 열려 있다.
파란 고추가 잎들과 함께 예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추는 이렇게 초록색이다가 나중에 아주 빨간 색으로 변한다.
고추는 맵다.
아주 매운 고추는 우리로 하여금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고추 때문에 우리는 눈물을 흘리며
삶을 음미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
눈물이 메마른 사람은
고추 사진을 바라보아야 한다.
'애통한 자는 복이 있다.'
항상 기쁨에 들떠 있는 사람은 복이 없는 사람이다.
마음에 애통한 부분이 있는 사람은
사랑이 있는 사랑이다.
사랑을 하면 언제나 가슴 깊은 곳에 슬픔이 자리잡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언제나 마음이 아프다.
그게 사랑이다.
빨간 색의 등대가 보이는 곳이
포항시 동해면 발산리의 어촌이다.
그곳에는 수십척의 작은 어선들이 정박해 있었다.
선박들의 주차장이다.
어두운 밤에 다시 어촌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이런 등대의 불빛이 필요하다.
낮에 바닷가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등대는 필요없다.
등대는 삶에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람들에게만 필요한 존재다.
우리의 삶에 있어서 사랑도 똑 같다.
지극히 인간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만
사랑이라는 존재가 필요하고 유용하다.
이기적이고, 동물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사랑은 한낱 사치품에 불과하다.
사랑이 돈을 벌어주거나 밥을 먹여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등대의 불빛과 같은 사랑의 촉감을
몸으로 느끼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정신적으로, 가슴 속의 행복을 보듬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등대를 바라보며
작은 행복을 가슴에 담았다.
발산리에 있는 어망수리를 하는 곳이다.
고기를 잡는 그물들을 펴놓고 구멍이 뚫린 곳을 꿰매고 수선하고 있는 모습이다.
고기를 잡는 사람들과 어망을 수리하는 사람들이 따로 있다.
사랑을 낚는 사람들과 상처받은 사랑을 치유하는 사람들이 따로 있다.
사랑을 하다 보면 우리는 깊은 상처를 받는다.
믿었던 사람이 변하고,
내가 생각했던 사랑과 네가 생각했던 사랑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그것은 사랑도 아니었다.
나 혼자만의 사랑은 슬픔이었다.
너는 사랑을 유희로 생각하고,
한낱 지나가는 바람으로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런 생각에 미치면 나는 나를 잊어버리게 된다.
상처받은 사랑을 바닷가에 펴놓고 고치고 있다.
무엇으로 그 상처를 고칠 수 있을까?
달리 아무런 방법이 없다.
바닷가의 바람과 파도! 그것밖에는 아무런 약도 없다.
사람들은 사랑으로 인한 상처를 바닷물로 씼는다.
진한 소금끼가 상처를 저리면
우리는 아픔에 눈물을 흘리며
파도를 본다.
먼 바다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