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대한 기대와 실망
가을사랑
우리가 인터넷시대에 살고 있다는 실감을 가장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것은 블로그다. 자신이 직접 쓴 글이 인터넷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곧 바로 읽혀질 수 있고, 블로그를 통해 쉽게 의사소통이 될 수 있다. 예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들이다.
우리는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글을 써서 정리해 놓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글을 쉽게 읽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를 정성껏 만들어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돈을 들이지 않고 많은 지식과 경험, 그리고 지혜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에 자신을 투명하게 노출시키지 않고 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리지 않는다. 익명의 블로그 공간에서는 그래서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때로 블로그에 단편적으로 써서 올리는 글에 대해 그 사람의 모든 것인양 무차별 비판을 하기도 한다. 블로그를 통해 자기과시를 심하게 하거나, 세상에서 가장 잘 난 사람처럼 보이려고 애쓰는 모습도 보인다. 블로그 방문숫자를 지나치게 의식하면서 방문객이 많으면 무슨 유명인사가 된 것인 양 처신한다.
그래서 블로그에 대한 기대가 사라질 때도 있다.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블로그에 관심을 가지고 많은 시간을 들이면 그 이후에는 열정도 떨어지고 더 이상의 기대를 하지 않게 된다. 인간이 하는 일이란 대부분이 쉽게 한계를 노출하기 때문이다. 결국 블로그에 대한 실망은 날이 갈수록 커질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로그는 커다란 유용성을 지니고 있다. 우리의 삶을 따라다니면서 살아가는 흔적을 기록하고 남겨준다. 수시로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적게 만들어 준다. 블로그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덜 쓰고, 과거를 기록해 두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블로그에서 우리는 결코 떠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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