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행(Beautiful Accompany)


가을사랑


해가 진 다음에 서서히 어두워지는 강변도로는 운치가 있었다. 하늘에는 구름 몇 점이 아름다운 풍경을 그리고 있었다. 그 어떤 붓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우리들의 멋이 박혀 있었다. 문득 그리움이 사무쳐왔다. 말할 수 없는 그리움이 가슴을 떨리게 했다. 무엇에 대한 그리움이었을까?


‘호텔 캘리포니아’의 노래가 들려왔다. 저 멀리 어두움이 깔리기 시작하는 하이웨이에서 머리칼로 스쳐오는 바람을 맞으며 달린다. 나도 바람을 따라 달리고 있었다. 가슴 속에는 촛불이 켜지고 있었다. 어두움을 밝히는 촛불이 조용히 켜졌다. 한낮의 화려함을 대신할 수수한 촛불이 머리 위를 비추고 있었다.


사랑은 그 자체로 좋은 것이다. 사랑은 때로 정지된 상태에서도 제 기능을 발휘한다. 사랑은 때로 침묵 조차도 수용한다. 사랑은 항상 강한 빛으로 앞을 가리키고 있다.


어디 먼 곳을 다녀온 듯 했다. 아주 먼 곳에 가서, 무인도에서 높은 벽을 실감하고 온 것 같았다. 세상은 넓고 깊이가 있다.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이란 우리가 알 수 없는, 그래서 머릿속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영역이 많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이 그렇다. 어느 한 곳에 자신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혼자만의 작은 영토를 경계 긋고 그 안에서 안주하고 살아간다. 외부 사람들의 침입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 경계가 확실할 수록 그는 독선에 빠진다. 경계 밖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정죄하는 버릇이 생긴다. 유아독존(唯我獨尊)의 허상을 만들고, 그 허상을 숭배하며 살아가게 된다.


문득 동행(同行)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두 사람이 함께 걸어가는 것을 동행(going together)이라고 한다. 혼자서는 너무 외로운 세상이다. 몸에 이상이 생긴 것 같은 징후가 있으면 더욱 외롭다. 외로움을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약해진다. 그때 옆에 누군가 있다면, 그것이 아름다운 동행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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