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명의신탁에서 부당이득의 범위
가을사랑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부동산을 법원에서 경매로 낙찰 받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법률관계는 어떻게 될까? 법원에서는 낙찰 받는 사람이 실제 자금을 내지 않고 다른 사람이 낙찰자의 이름만을 빌려 낙찰 받는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경우가 이른바 계약명의신탁에 해당한다. 이렇게 되면 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은 무효로 돌아가고, 법원이 선의인 이상 낙찰 받은 부동산의 소유권은 형식상 낙찰 받는 수탁자에게 귀속된다. 수탁자는 아무런 하자 없는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경우 수탁자는 신탁자에 대하여 그로부터 받은 부동산취득자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 주어야 한다. 이때 만일 신탁자가 수탁자가 부동산을 취득할 당시 취득세와 등록세를 지급한 사실이 있다면 수탁자가 신탁자에게 반환해 주어야 할 부당이득의 범위에 이러한 세금도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례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는 2000년 11월경 소외인과의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을 피고 명의로 낙찰받기로 하는 명의신탁약정을 체결하고, 소외인로부터 낙찰대금으로 6억 원, 취득세 및 등록세 등의 비용으로 1억 3,000만 원을 각 지급받고, 이 사건 부동산을 담보로 피고 명의로 7억 원을 대출받아 낙찰대금을 모두 납부한 다음, 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을 인정한 다음, 명의수탁자인 피고는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는 반면, 명의신탁자인 소외인에게 낙찰대금으로 지급받은 6억 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하나, 취득세 및 등록세 등의 비용으로 지급받은 1억 3,000만 원은 부당이득반환의 범위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원심 판결은 부당하다고 본 것이 대법원의 판례이다. 대법원 2010.10.14. 선고 2007다90432 판결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2항에 의하면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가 이른바 계약명의신탁약정을 맺고 명의수탁자가 당사자가 되어 명의신탁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소유자와의 사이에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그 매매계약에 따라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수탁자 명의로 마친 경우에는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의 무효에도 불구하고 그 명의수탁자는 당해 부동산의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고, 다만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게 될 뿐이다.
이 경우 그 계약명의신탁약정이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시행 후인 경우에는 명의신탁자는 애초부터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었으므로, 위 계약명의신탁약정의 무효로 인하여 명의신탁자가 입은 손해는 당해 부동산 자체가 아니라 명의수탁자에게 제공한 매수자금이고, 따라서 명의수탁자는 당해 부동산 자체가 아니라 명의신탁자로부터 제공받은 매수자금 상당액을 부당이득하였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5. 1. 28. 선고 2002다66922 판결 등 참조).
이때 명의수탁자가 소유권이전등기를 위하여 지출하여야 할 취득세, 등록세 등을 명의신탁자로부터 제공받았다면, 이러한 자금 역시 위 계약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가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기 위하여 매매대금과 함께 지출된 것이므로, 당해 부동산의 매매대금 상당액 이외에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게 지급한 취득세, 등록세 등의 취득비용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계약명의신탁약정의 무효로 인하여 명의신탁자가 입은 손해에 포함되어 명의수탁자는 이 역시 명의신탁자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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