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밟으며

 

가을사랑

 

어제 밤에는 동네를 산책했다. 눈이 하얗게 쌓인 길을 걸으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 일상의 생활에서 느끼는 작은 행복일까? 우리는 자신의 존재를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는 잘못에서 벗어나야 한다. 매우 주관적인 기준에서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현실이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 비관하고 좌절하는 것은 아주 어리석은 일이다.

 

밤하늘은 무척 시원해 보였다. 날씨가 차가운 탓일게다. 삶이 정지된 것처럼 느껴지고, 무료하고 답답할 때, 특히 권태를 느낄 때에는 빨리 밖으로 나가 차가운 공기를 쐬는 것이 좋다. 폐쇄된 공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마음도 자꾸 움츠러들고 약해진다. 우리의 마음을 건강하고 힘차게 만들지 못하면 삶도 자연히 초라해진다.

 

눈을 밟는 촉감이 좋았다. 운동화 밑으로 느껴지는 감촉이 뽀송뽀송했다. 캄캄한 하늘을 배경으로 우리 앞에 펼쳐지는 하얀 눈길은 한 의 그림이었다. 겨울의 화폭을 보면서 나는 삶과 사랑, 그리고 열정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우리가 꿈과 희망과 용기를 가지지 못하면 좌절하게 되고, 불쌍한 존재로 전락하게 된다. 우리는 어떠한 경우이든,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갈 수 있도록 용기와 지혜를 가져야 한다. 용기와 지혜는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무기요 방패이다.

 

오늘 아침에는 하남으로 가서 Y 사장님 집에서 커피를 마셨다. 6.25 때 황해도에서 내려오셨는데, 집에는 고향에서 보았던 동네를 머릿속으로 상상해서 완벽하게 그려놓았다. 나무가 많은 곳에는 나무도 그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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