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의 초상화

 

가을사랑

 

어제 아침에는 출근하려고 나갔더니 곧 바로 빈 택시가 있었다. 우리 동네는 교통이 불편한 곳이어서 아침에 택시 잡기가 쉽지 않다. 지하철역까지 가려면 버스를 타야 하는데, 가끔 잠실역이나 잠실나루역(구 성내역)까지 편하게 가려고 택시를 탄다. 일부러 콜택시를 부르기도 마땅치 않은 거리다.

 

출근하려면 주몽학교를 지나게 되는데 아침 마다 많은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맞이하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을 보게 된다. 몸이 불편한 학생들을 보살피기 위한 것이다.

 

서울대역 부근에 가서 일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맥도날드에 들렀다. 작은 가게에 손님들이 많았다. 미국 시카고에서 들렀던 맥도날드 생각이 났다. 젊은 학생들이 많았다.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들도 몇 명 있었다. 청춘의 아름다움이란 것이 그런 것이라고 느껴졌다. 아직은 세상을 잘 모르면서 자신의 세계에 푹 빠져 살아가는 모습이다. 세상을 꼭 많이 알고, 깊이 알아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현실이다.

 

일본에서는 대지진이 나고, 방사능 공포가 확산되어 공황상태에 빠져 있다. 리비아서는 독재자를 내쫓기 위해 연합군이 폭격을 계속해서 많은 사람들이 죄 없이 죽어가고 있다. 한국에서는 성적 파문을 일으켰던 어느 여자가 쓴 자전 에세이가 불황인데도 순식간에 2만부나 팔렸다고 한다. 얼마나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시대인지 모르겠다.

 

오후에는 C 교수의 방문이 있어 장시간 대화를 나누었다. 퇴근 시간에 지하철 안에서 N을 만났다. 오랜만이었다. 직원은 혼자 있는 상태에서 미국에 두달간 여행을 다녀왔다고 한다. 오래 함께 근무했던 K실장은 나중에 알고 보니 2천만원의 회사 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그만 두고 나갔다고 한다. 세상에 믿을 사람이 없다고 탄식을 하고 있었다. 아파트를 대치동에서 신천으로 옮겼다고 한다.

 

저녁 식사 후에는 꼬마들과 또 둔촌동 재래시장으로 갔다. 문구점에 들러 구경을 했다. 아이들에게는 물건을 파는 곳이 언제나 좋은 모양이다. 밤공기가 차가웠다. 봄은 왔는데, 아직은 봄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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