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떠나면
가을사랑
이별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다
마음이 변하면 이별이다
언제 별할 지 모르는 것이 마음이기 때문에
이별의 원인은 아무도 모른다
그냥 마음이 떠난 것이고, 더 이상 마음이 고여있지 않은 것이다.
웅덩이에 빗물이 고여 있을 때
사랑은 만질 수 잇다.
빗물이 모두 증발되었을 때
사랑 역시 어디론가 사라진다.
푹 파인 웅덩이 안에는 빗물의 흔적만 남게 된다
사랑이 남긴 흔적이란 공허하다
아무 것도 남기지 않기 때문이다
사랑의 자취는 외로움과 허망함뿐이다
사랑을 남기고 가는 사람은 더 빨리 기억을 상실하고
추억의 의미를 부정하게 된다
남겨지는 사람만이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추억만 되새길 뿐이다
둘이 만들었던 추억은 혼자 만질 때
가치는 반감되고 아주 추한 껍질 속으로 들어간다
그러므로 사랑이 떠나면
함께 떠나라
사랑의 흔적에서 벗어나라
사랑의 상처를 만지지 말고 그냥 도려내라
그것만이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