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모진 운명 ⑱
철수는 혼자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경희와 이혼을 해야 할까? 별거를 할까? 아니면 아이 때문에 참고 살아야 할까? 이제는 도저히 예전처럼 한집에서 부부라고 하면서 같이 살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일단 너무 더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텔방에서 경희와 애인인 영식이 함께 섹스를 하고 있었다는 생각을 떠올리면 절대로 용납을 할 수 없었다. 물론 철수가 경희에 대해 ‘더럽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매우 정신적이고 추상적인 평가일 수밖에 없다.
경희가 남편 이외의 다른 남자와 연애를 하고, 섹스를 했다고 해서 경희 자신이 '더러워진 것‘은 아니다. 경희는 영식과 바람을 피기 전이나 바람을 핀 후나 아무런 변화가 없다. 육체적인 면에서도 없고, 정신적인 면에서도 없다. 경희가 더러워졌다거나, 더럽게 느껴진다는 것은 오직 배우자인 철수에 국한된 문제가 아닐까?
이것이 사랑에 있어 중대한 모순이고 아이로니다. 일반인의 입장에서도 비슷하다. 유명한 배우가 결혼하고서도 수많은 염문을 뿌려도 그 연예인을 더럽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오직 그 배우의 배우자만 그 연예인을 인간같지 않고, 더러운 인간이며, 위선자라고 확신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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