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로서 오래 일을 하다 보니, 세상을 사는 데 법은 중요하고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법이 없으면 세상을 살아가기가 어렵다. 자기 자신을 지키고 보호받기 위해서는 법은 반드시 있어야만 한다. 예를 들면, 변호사라고 하면 사기꾼이 조심한다. 법을 아는 사람이니까 사기를 치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부동산을 취득하거나 어떤 거래를 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된다.
법률가 아닌 건축사가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분쟁에 휘말려 들어가는 수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설계감리를 한 다음 제대로 설계감리비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럴 때 변호사는 직접 소송을 하면 되지만, 건축사가 직접 소송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적은 금액 같으면 소송도 하지 못하고 포기한다. 금액이 적지 않으면, 하는 수 없이 소송을 해야 하는데, 그때는 비싼 변호사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소송이 끝날 때까지 받는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우리나라 재판은 매우 천천히 진행된다. 그 이유는 사건수가 워낙 많아서 그렇기도 하지만, 재판의 속성이 원래 그렇다. 상대가 있기 때문에 한 달에 한번씩 열리는 재판은 대체로 장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건축물에 하자가 발생하여 건축주가 시공업자를 상대로 소송하는 과정에서 설계감리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하면서,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해 오는 경우는 문제가 심각하다. 얼마 되지 않는 설계감리비를 받았을 뿐인데, 몇천만원 또는 몇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해오면 건축사는 그 덫에 걸려 본연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된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털면 먼지 나지 않을 수 없다는 속담처럼, 일단 건축물에 하자가 발생한 후에 설계자와 감리자가 잘못한 부분을 문제삼아 소송을 걸어오면 무과실, 무책임을 증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물론 소송을 해온 원고측에서 피고의 고의 과실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지만, 일단은 건축물에 하자가 발생한 이상 그 원인에 대해 설계감리자가 해명해야 하는 입장으로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는 것이 소송의 현장이다.
날이 갈수록 변호사 수가 많아지고, 인터넷을 통해 정보가 공유되면서 건축분쟁은 증가하고 있다. 때문에 건축사는 설계감리업무와 관련한 법적 분쟁이 어떠한 유형이 있고, 분쟁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해결해야 하며, 사전에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평소에 충분히 연구를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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