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 명의대여

건축사 명의대여

 

Ⅰ. 글의 첫머리에

건축사는 설계와 감리를 담당하는 전문가이다. 사회적으로 건축물의 설계와 감리업무는 매우 중요하므로 국가에서는 건축사라는 제도를 두고,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에 대해서는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전문자격제도는 의사,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 여러 분야에서 운영되고 있다.

 

건축사제도는 특별법인 건축사법에 의해 시행되고 있다. 건축사법에서는 건축사의 개념에 대한 정의 규정을 두고 있다. 그리고 건축사자격을 취득하기 위한 요건과 절차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건축사의 업무 범위와 건축사에 대한 자격취소절차 및 징계절차에 대해서도 규정하고 있다.

 

건축사는 건축물의 설계와 감리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국토교통부장관 및 지방자치단체장으로부터 부실한 건축물의 생성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건축사의 자격부여 및 사후관리감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엄격한 자격제도인 건축사업무를 건축사 자격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건축사의 유사명칭을 사용하거나, 건축사의 고유업무인 설계와 감리를 실제로 하면서 대외적으로 건축사의 명의를 빌려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지금까지의 실태를 보면, 건축사가 고령이나 질병 등의 사유로 건축사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 또는 실제로 일은 하지 않고 명의대여료만 받는 경우 등의 불법사례가 있어왔다.

 

특히 지방의 경우 설계감리계약 수주능력이 있는 지역토착민들이 설계사무소를 차려놓고, 외지에 있는 건축사의 명의만 빌려 소정의 대가를 주고, 건축사는 아예 출근조차 하지 않고, 모든 건축사 일을 비건축사가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건축사법은 이와 같은 건축사의 명의대여행위를 법으로 엄격하게 금지하고 그에 대한 처벌조항을 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명의를 빌려 사용한 비건축사도 필요적 공범으로서 함께 처벌받는다.

 

건축사명의대여사건에 있어서 가장 핵심은 명의를 빌려준 건축사의 자격을 취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명의대여사실이 적발되어 유죄판결을 받게 되면, 비록 벌금형이라도 반드시 건축사자격취소처분을 받게 된다.

 

건축사명의대여는 절대로 있어서는 아니 된다. 그것은 자격이 없는 돌팔이가 건축사의 중요한 업무인 건축물에 대한 설계와 감리를 담당함으로써 건축물의 부실설계 및 부실시공, 부실감리를 초래함으로써 사회의 공공의 이익과 안전을 해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렵게 건축사자격을 취득한 건축사들의 고유 직역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이와 같은 건축사명의대여행위는 대여자와 차용사용자 사이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지며, 대외적인 명의 자체는 건축사 명의로 행해지고 있어 감독관청이나 수사기관에서 이를 적발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그리고 수사에 착수해도 범죄혐의를 입증하는 것이 매우 어렵게 된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근절되지 않고 있는 건축사명의대여행위를 뿌리뽑기 위해서는 행정관청과 대한건축사협회의 비상한 관심과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에서는 건축사명의대여란 무엇이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해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법적 규제 내용은 무엇인가 살펴보기로 한다. 또한 건축사명의대여사건에서 실제 수사기관은 어떤 방식으로 수사를 하고 법원에서는 어떤 증거에 의해 유죄판결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그리고 건축사에 대한 징계절차와 자격취소처분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