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203)
맹 사장은 도사님의 말씀을 실천해서 재벌이 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래서 사방팔방 자신에게 잘 맞고, 자신에게 복을 가져다 주고, 속궁합이 잘 맞아서 건강에도 좋은 여자를 찾는데 최선을 다했다.
맹 사장이 좋은 여자 선택하는데 들인 시간과 에너지를 가지고 젊었을 때 공부를 했으면, 벌써 판사가 되었거나 의사로서 병원을 차렸거나, 공무원으로 진출했으면 지금쯤 최소한 인구가 적은 군의 군수는 되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얼굴이나 몸매, 재능은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리 노력을 했어도 방탄소년이나 나훈아처럼 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어려운 게 아니라 절대 불가능했다.
맹 사장이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를 때 보면, 꼭 미친 사람 같았다. 한번 마이크를 붙잡으면 절대 놓치 않았다. 18번도 꼭 10개 밖에 없는데, 한 시간쯤 지나면 처음에 불렀던 노래번호를 다시 눌러놓고 있다.
그러면 일행이 그 노래 아까 불렀던 것 아니냐고 지적해주면, 맹 사장은 자신이 한 시간 전에 불렀고, 그때 음정 박자 다 틀려서 애를 먹었던 것은 다 잊어버리고, ‘내가 언제 이 노래 불렀어? 번호만 입력해놓고 아무도 부르지 않고 그냥 반주만 나왔던 것이지!’라고 화를 냈다.
혼자 치매 2기쯤 된 것 같은데, 그것은 뇌세포도 죽었겠지만, 그 보다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너무 노래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 심취해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맹 사장은 자신이 부른 것인지, 원래 가수가 부른 것을 들은 것인지, 아니면 옆 방에서 술 취한 어떤 놈이 악을 쓰면서 부른 것인지 구별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맹 사장은 어떤 모임에서든지 최소한 노래를 13곡은 불렀다. 10곡은 지금까지 수천번 불렀을 오리지널 18번이었고, 나머지 3곡은 추가로 나중에 반복해서 앵콜 송 비슷하게 부른 것이었다.
물론 같은 일행은 맹 사장이 돼지 멱따는 소리로 고함이나 치면서 흘러간 옛노래를 부르면, 그 시간에는 귀를 마비시키기 위해 술을 곱빼기로 마셨다.
일행은 한 번도 맹 사장에게 앵콜을 하지 않았는데, 맹 사장은 노래기계에서 나오는 멘트, ‘정말 잘 했어요. 최고 가수예요. 빵 ~ 빠앙빵. 짝짝짝.’ 소리를 마치 일행들이 앵콜이라고 환호하면서 박수를 치는 것으로 환청을 들었던 것이다.
그래도 일행은 맹 사장의 앵콜 송을 폭력으로 저지하거나 언어로 협박하거나, 마이크를 강제로 탈취하지는 않았다. 그건 언제나 맹 사장이 노래방값과 술값, 도우미 언니 수고비를 100% 부담했기 때문이었다. 행정법에서 말하는 ‘수익자부담원칙’이 여기서도 적용되고 있었다.
맹 사장 친구 중에 구청 건축과 다니는 말단 공무원이 있었기 때문에, ‘노래 많이 부른 사람이 돈을 많이 내는 것이 법의 원칙이다’라고 한 번 설명해 준 이후에는 아무도 그 공무원 친구가 무서워서 이 원칙을 위반하지는 않았다.
이런 법령을 위반하면 그것은 음주운전을 한 것 이상으로 법적 사회적 제재가 따를 것이 분명했다.
'작은 운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은 운명 (205) (0) | 2019.06.18 |
---|---|
작은 운명 (204) (0) | 2019.06.18 |
작은 운명 (202) (0) | 2019.06.17 |
작은 운명 (201) (0) | 2019.06.17 |
작은 운명 (200) (0) | 2019.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