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69)

 

공칠은 친구 2명과 함께 정신과 정희 두 사람이 오피스텔에서 세시간 가량 머물다가 저녁 10시경 나오는 것을 순차로 붙잡았다. 먼저 정희가 오피스텔에서 나오는 것을 붙잡고 가지 못하게 했다.

 

왜 유부남과 바람을 핍니까? 저희가 모든 증거를 확보했습니다.”

아니 당신들이 무언데, 사생활에 간섭을 해?”

저희는 그럴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정희는 순간 아차싶었다. 핸드폰으로 정신에게 전화를 하려고 했다. 공칠 일행이 정희의 핸드폰을 빼앗았다. 정희가 자리를 피하려고 하자, 공칠 일행은 정희를 가로막고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주변에는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5분쯤 지나 정신이 오피스텔에서 나왔다. 정희가 이상한 남자들과 시비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정신이 소리를 쳤다.

 

당신들 뭐하는 사람이야?”
우리는 두 사람이 바람 피는 것에 대한 증거를 확보했습니다. 조용한 곳에 가서 이야기를 하는 게 어떨까요?”

 

정신은 순간적으로 상황파악을 했다. ‘! 이 사람들은 흥신소 직원들이구나!’

그래서 정신과 정희는 공칠 일행을 따라서 부근에 있는 커피숍으로 갔다.

 

선생님은 저희가 파악한 바에 의하면, 현직 판사이고, 여자 분은 현직 검사입니다. 현직 판사가 유부남으로서 현직 여자 검사와 연애를 하고 바람을 피면 안 되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저희들은 오랫 동안 두 사람의 뒤를 미행하여 많은 증거를 확보했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당신들 원하는 게 뭐요? 돈을 원하는 겁니까?”

 

갑자기 공칠이 화를 냈다. 언성이 높아졌다. 마침 커피숍에는 종업원 한 사람 이외에는 다른 손님들은 없었다.

 

아니, 이런 나쁜 O이 있나? 당신 판사 아냐? 사회적으로 최고의 인테리고, 존경받는 판사잖아?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잖아? 그런데 바람 피어놓고 뻔뻔하게 그런 소리를 해? 우리가 돈을 뜯어내는 공갈배인줄 알아? 우리는 사회 정의를 실현하려는 순순한 마음을 가지고 당신 같은 위선자들을 잡아내서 매장시키려고 하는 사람들이야.”

 

옆에서 공칠의 친구가 거들었다.

알았어. 당신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 거 같으니까 우리가 내일 당신 근무하는 법원장 앞으로 사진 100장을 보낼게. 그리고 당신 근무하는 검찰청으로 똑 같은 사진 100장 보낼테니 알아서 해. 자 이제 우리는 그만 가자. 이런 더러운 인간들하고는 대화가 통하지 않고, 시간 낭비야!”

 

정신과 정희는 큰 일이 났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잘못했어요. 하지만 우리는 불륜관계가 아닙니다. 오피스텔에서 커피만 마시고 나온 것뿐이예요.”

이 인간들이, 정말 우리를 바보로 아는 모양이네? 우리는 당신들 두 사람이 호텔 같은 방에서 있었던 사진도 다 가지고 있어. 다음에 그런 사진 모두 보여줄게.”

 

우리가 어떻게 해주면 좋아요?”

일단 오늘은 두 사람이 확인서를 써. 오피스텔에서 같이 세시간 동안 있다가 나왔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내용으로 써. 그리고 내일 저녁에 다시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

 

정신과 정희는 기가 막혔다. 자신들이 연애를 한 것 가지고, 이런 깡패같은 건달들이 뒷조사를 해서 약점을 잡아가지고 공갈을 치는 것이었다. 정신과 정희는 단지 공무원이라는 신분상의 약점 때문에 꼼짝 못하고 이런 나쁜 사람들에게 끌려다니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 문제가 터지면 두 사람은 망신을 당하고 공무원으로서 징계처분을 받을 수 있다. 주변에 알려지면 창피해서 사회생활하기도 곤란하다. 분명 이것은 정신의 부인이 시킨 일일 것이었다. 정신은 자신이 제대로 처신을 하지 못해 정희에게 피해를 주게 되어 미안했다.

 

정희는 정신이 원망스러웠다. ‘유부남이 연애를 하려면 집안 단속을 잘 해야지? 이런 사태를 만들고 있나? 정말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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