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71)
“그걸 말이라고 해! 당신 몇 살이야? 내 남편이 서른 일곱 살이고 아이가 여섯 살인데 총각이라고! 정말 이렇게 뻔뻔하게 새빨간 거짓말을 계속하면 내가 당신 회사를 찾아가서 1인 시위를 할 테니까 그런 줄 알아!”
효숙은 너무 억울했다. 그리고 큰일이 났다. 만일 그 부인이 회사에 찾아와서 왜 유부남과 붙어먹었느냐고 떠들면 창피해서 회사를 다닐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물론 법으로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처녀가 유부남과 성관계를 계속했다고 하면 주위 사람들은 자신들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잘못된 부륜이라고 손가락질을 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창남에게 전화를 해서 상의를 하려고 했더니, 창남은 효숙의 전화를 차단해놓고 있었다. 효숙은 창남의 전화번호밖에 모르고 있었다.
무조건 믿고 있었기 때문에, 창남이 살고 있는 집도 모르고, 창남의 사무실이나 영업장소도 모르고 있었다. 아는 것은 오직 전화번호 하나였다.
창남은 나타나지 않고 숨어있는 상태에서 창남의 부인은 계속해서 효숙을 괴롭혔다.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했다. 3천만원을 달라는 것이었다. 효숙은 미칠 것 같았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자신은 철저한 피해자였다. 그래서 심부름센터를 찾아왔고, 공칠을 만나게 된 것이었다.
공칠이 효숙의 전후 사정을 들어보니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장인 민첩에게 사건보고를 했다. 민첩은 공칠에게 말했다.
“아직 자네가 순진해서 그래! 이 여자가 애인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100% 거짓말이야. 그걸 믿는 자네는 바보 천치야. 하지만 그 남자가 아이를 배게 해놓고 잡아떼고, 부인이 돈을 뜯어내려고 하는 것을 방치하거나 같이 짜고 한다면 그건 나쁜 O이야. 그러니까 그 불쌍한 여자를 도와줘. 너무 큰 돈은 받지 말고 도와줄 수 있는 데까지 도와줘.”
그래서 공칠은 200만원만 받기로 하고, 효숙이 만나던 남자의 인적 사항을 파악해서 주었다. 그리고 효숙이 그 남자를 만날 때 공칠이 친척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같이 나갔다. 효숙은 펄펄 뛰었다.
“아니, 총각이라고 그렇게 거짓말을 하더니 끝내 마누라와 짜고 돈을 뜯어내려고 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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