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70)

 

공칠에게 어떤 젊은 여자가 찾아와 상담을 했다. 나이가 30살인 장효숙은 3개월전에 37살인 정창남을 우연히 만나 연애를 했다. 장효숙은 미혼으로 직장에 다니고 있었다.

 

창남은 효숙을 만나면서 매너가 아주 좋고 돈을 잘 썼다. 그래서 효숙은 창남에게 마음을 주었고, 성관계를 허락했다. 창남은 이미 결혼한 유부남이었다.

 

창남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총각이라고 설명했다. 사업을 열심히 하다보니 결혼을 할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말했다. 효숙은 이말을 믿었다.

 

만일 효숙이 창남이 이미 결혼한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효숙은 더 이상 창남을 만나지 않았을 것이었다.

 

왜냐하면 효숙은 법대를 졸업해서 비록 변호사는 되지 않았지만, 유부남을 만나 연애를 하거나 성관계를 맺으면 그 자체로 형사처벌되는 범죄행위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그 유부남의 배우자인 부인에 대한 관계에서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되고, 그에 따라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창남은 효숙에게 늘 자신은 미혼인 사실을 강조했다. 그렇다고 창남이 효숙에게 결혼하자는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아니었다.

 

창남은 그냥 미혼의 남자와 여자로서 서로 데이트를 하고, 성관계를 계속하자는 것이었다. 효숙도 이미 여러 차례 남자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꼭 결혼할 사이는 아니어도 그냥 데이트하고 성관계를 하는 것도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더군다나 창남은 효숙과 취미가 비슷하고 성격도 잘 맞아 두 사람은 영화도 보고, 연극도 보고, 술도 같이 마시고, 모든 비용은 창남이 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피임을 잘못해서 효숙은 창남의 아이를 가졌다. 효숙은 창남에게 아이 가진 이야기를 하고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상의했더니, 창남은 갑자기 자신의 아이가 아닌 것 같다고 하면서 화를 냈다.

 

그러면서 혼자 알아서 처리하라고 했다. 효숙은 분명 그 아이가 창남의 아이인데, 너무 서운했다. 그래서 하소연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그 문자메시지를 창남의 부인이 어떻게 보게 되었다. 창남의 부인은 당장 난리를 쳤다.

 

“아니, 왜 유부남을 꼬셔서 아이까지 가졌다면서 그 이유는 뭐야? 돈을 얼마나 뜯어내려고 한 거야?”

“사모님! 저는 정말 억울합니다. 창남씨는 결혼했다는 말을 전혀 하지 않았어요. 아직까지 사업에 바빠서 결혼하지 못했다는 말을 수없이 했어요. 저는 창남씨가 총각인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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