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94)
상홍은 45살이 되도록 결혼도 하지 않고 독신으로 살고 있었다.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지, 얼굴만 보아서는 65세는 최소한 되어보였다.
술과 담배는 전혀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고등학교 다닐 때, 못된 친구의 꼬임에 빠져 술과 담배를 배웠는데, 그 때문에 아버지가 충격을 받아 쓰러진 사실이 있었다고 해서 그 다음부터는 술과 담배는 평생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주변 사람들은 상홍의 말을 믿기 어려웠다. ‘고등학교 다니는 아들이 술과 담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아버지가 충격으로 쓰러진다는 것이 믿기 어렵다. 딸이 강간을 당했다면 충격으로 쓰러질 수 있지만, 아들의 술담배문제로 쓰러질 아버지가 어디 있겠느냐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 사건의 스토리는 이런 것이었다. 상홍의 아버지는 평생 술과 담배, 여자를 달고다녔다. 그러다가 어느 날 어떤 전도사의 인도에 안수를 받고 교인이 되었다.
그리고 몇 달 있다가 완전히 새사람이 되었다. 술도 끊고, 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았다. 다만, 여자관계는 하루 아침에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서 1년간의 집행유예기간이 허용되었다.
상홍의 아버지와 연애를 하고 있던 여자들은 갑자기 상홍의 아버지가 자신들과의 관계를 부정하고 더러운 관계라고 하면서, 헤어지자고 하니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 지금까지 나를 이용해먹고 갑자기 그만 만나자고 하느냐?” 여자들의 이런 질문에 상홍 아버지는 종교적 확신을 가지고 대답했다.
“혼인관계가 아닌 여자와 성관계를 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이런 답변에 여자들은 기가 막혔다.
“그런 하나님의 말씀이 성경 어디에 나옵니까? 확실한 증거를 대세요. 성경에 그런 말은 전혀 나오지 않아요?”
여자들은 너무 황당해서 상홍의 아버지 말을 반박하기 위하여 신학교 재학중인 학생들에게 아르바이트 비용을 주면서 성경에 과연 ‘결혼하지 않는 다른 여자와 성관계를 금지하는’ 성경 구절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신학생들은 도서관에 가서 며칠을 헤맸지만, 성경에 구체적으로 그런 ‘부인 이외의 다른 여자와의 성관계금지’ 구절을 찾지 못했다. 여자들은 상홍 아버지에게 그런 성경구절이 없다고 난리를 치자, 이번에는 “아내 이외의 여자와 간음하면 지옥에 떨어진대요.”라고 말도 되지 않는 거짓말로 둘러댔다.
상홍 아버지 여자 애인들은 또 난리가 났다. 상홍 아버지의 주장이 자신들을 떼어버리려고 새빨간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을 증명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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