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91)

 

시장 선거운동과정에서 정국영 후보가 노인회 단체관광을 갈 때 100만원을 주었다는 사건과 관련하여 경찰에서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정작 문제가 되자, 당사자인 정국영 후보와 노인회 총무, 노인회 회장은 모두 전면 부인에 나섰다.

 

정 후보는 자신은 돈을 준 사실이 없다고 극구 부인하고, 총무 역시 그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노인회 회장도 당시 음료수값은 자신이 개인돈으로 사용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물론 실제로 정 후보는 노인회 총무에게 100만원을 현찰로 주었고, 그 돈을 가지고 노인회 회장과 총무가 상의하여 지역노인회 단체관광을 하면서 일부를 술과 음식, 음료수를 사는데 사용한 것은 맞지만, 돈을 주고 받은 정 후보와 노인회 총무가 말을 맞추어 극구 부인하고 있으니 경찰로서도 답답한 노릇이었다.

 

노인회 회장은 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단체관광을 가기 며칠 전에 농협지점에서 200만원을 현금으로 찾은 증거자료를 제출하면서 그 돈 중 100만원을 자기 부인에게 생활비로 쓰라고 주었고, 나머지 100만원은 노인회 단체관광갈 때 사용했다고 말했다.

 

물론 노인회 단체관광 때 공금을 사용한 것은 모두 영수증이 있었지만, 100만원 중 35만은 여행지에서 그때그때 현금으로 사용했고, 나머지 65만원은 현재 노인회장이 보관하고 있다고 하면서 현금 65만원을 수사관에게 보여주었다.

 

노인회 총무도 말을 맞추어 노인회장이 진술을 뒷받침했고, 관광을 같이 다녀온 노인회원 중에서 몇 사람은 노인회장과 단짝이어서, 만일 노인회장이 내일이라도 돌아가시면 따라서 같이 천국으로 올라갈 정도여서 노인회장과 노인회 총무의 진술을 강하게 지지하는 사실확인서를 공증까지 해서 제출했다.

 

수사가 이렇게 진행되자 결국 경찰에서는 정국영 후보가 노인회에서 관광을 떠나는 날, 관광버스까지 올라와서 노인들 잘 다녀오고, 모두 100세까지 살아야 할 역사적 사명이 있는 분들이라고 극찬을 했던 사실은 있으나, 정국영 후보는 원래 법을 신주단지 모시는 것처럼 지극 정성으로 지키는 사람이어서 당선되기 위해 비겁하게 노인회에 돈을 줄 사람이 아니라는 변명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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