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13)

 

세상이 어수선해서 그런지 뉴스를 보는 것이 겁이 날 정도였다. 현직 검사가 채팅앱을 통해 만난 성매매 여성과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경찰에서는 채팅 앱을 이용해서 성매수를 원하는 남성을 구한다는 글을 추적한 경찰이 경찰서 바로 건너편에 있는 오피스텔 현장을 급습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그 오피스텔 안에 있던 성을 매수한 남자는 다름 아닌 현직 검사였다는 것이다. 미경은 강 교수에게 물어보았다.

 

교수님. 남자들은 다 저래요? 검사면 무지하게 높은 사람 아니예요? 그런데 어떻게 직업 여성과 오피스텔에 들어가서 관계를 할까요? 저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건가요?”

 

미경은 옛날 자신을 농락했던 사기꾼 선우가 생생하게 떠올랐다. 선우는 미경에게, ‘출세하고 재벌이 되려면 남자는 정력이 세야 하는 거야. 정력이 약한 남자는 절대로 출세를 할 수 없고, 무능력한 사람으로 끝나는 거야.’라는 말을 수없이 되풀이하면서 미경을 세뇌시켰던 것이다. 강 교수는 혀를 찼다.

 

저런 사람은 아주 드물 거예요. 요새 검사들이 그렇게 언론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데도 저렇게 성매매나 하고 있는 검사도 있다는 것이 정말 믿기 어려워요. 아마 결혼을 하지 못했던가, 아니면 부인이 있어도 관계를 하지 않는 관계라 그런지 모르지요? 정말 한심한 사람들이예요. 저러다 걸리면 한 순간에 인생이 끝나지 않을까 걱정이네요.”

 

미경은 술을 너무 많이 마셔 머리가 어지러웠다. 하지만 강 교수 앞이라 긴장해서 그런지 술에 취하지는 않았다. 다만, 혀가 약간 꼬부라지고 가끔 고개를 테이블쪽으로 숙였다.

 

강 교수는 미경에게 술이 너무 과한 것 같으니, 그만 집에 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리기사를 불렀다. 강 교수는 자상하게 대리기사가 운전하는 미경의 차에 같이 타고 미경의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 미경이 차 안에서 술 때문에 강 교수 어깨에 머리를 기대도 가만히 받아주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강 교수는 미경과 단 둘이서 만나게 되었다. 강 교수 매너는 너무 깨끗했다. 미경은 이처럼 지적인 남자는 처음 만나는 것이었으므로 곧 자신의 마음을 주었다.

 

강 교수가 미경과 가까워진 이유는 미경에게 독특한 매력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솔직한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이상하게 미경은 지금까지 남자를 전혀 모르고 살아온 여자같이 강 교수에게 느껴졌다. 강 교수는 지금까지 살면서 많은 여자들과 연애를 해보았지만, 미경처럼 속궁합이 잘 맞는 여자는 없었다.

 

그래서 강 교수는 더욱 많은 시간을 미경과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남자가 강 교수를 찾아왔다.

 

당신은 교수로서 어떻게 남의 애인과 연애를 하는가? 가만 두지 않겠다. 지금 당장 각서를 써라. 더 이상 만나지 않겠다는 각서를. 그렇지 않으면 학교에 가서 개망신을 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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