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사이의 돈거래>

 

나는 변호사로서 수많은 남녀 사이의 애정사건을 다루었다. 예를 들면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6개월간 연애를 한다. 그리고 사이가 소원해지고, 더 이상의 연애관계는 아니게 된다.

 

이때 남자는 여자에게 빌려준 돈을 돌려달라고 한다. 몇 백만원에서 몇 천만원까지 금액은 다양하다. 두 사람 사이에 돈이 오고 간 증거가 있는 경우도 있고, 아무런 증거가 없는 경우도 있다. 여자는 억울하다고 한다. 돈은 받아썼지만, 그것은 차용이 아니고, 남자가 좋아서 그냥 준 것이라고 주장한다. 남자는 여자가 괘씸해서 용서할 수 없다고 한다. 남자는 목돈으로 준 돈은 빌려준 것이고, 사소한 금액은 같이 쓴 것이지만, 그것까지 돌려받고 싶어한다.

 

나는 변호사로서 남자로부터 상담을 받기고 하고, 여자로부터 상담을 받기도 한다. 남자와 여자의 주장을 따로 들으면, 모두 상대가 나쁘다.

 

옛날에는 남녀 간에 남자가 돈을 썼으면 대개 헤어질 때 치사하게 여자에게 돈을 돌려달라고 하지 않고 넘어갔다. 그런데 요새는 풍조가 많이 달라졌다. 꼭 여자로부터 돈을 모두 받아내려고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직장 여성들이 남자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심지어는 신용대출까지 받아서 남자 친구에게 천만원 또는 2천만원을 빌려주는 젊은 여성들도 있다.

 

대부분 민사문제로 끝난다. 사기로 고소하기도 하지만 사기죄는 잘 성립되지 않는다. 민사는 비용을 들여서 판결을 받아야 상대가 재산이 없으면 강제집행을 못하니까 실익이 없다.

 

이런 사건들을 많이 다루다보니, 젊은 사람들에게 충고하고 싶다. 절대로 돈거래는 하지 말라고. 그리고 일단 사랑하려고 돈을 주었으면, 그걸로 그치는 것이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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