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서>
오전에 서울지방법원 민사재판 1건, 서울고등법원 민사재판 1건의 변론기일에 참석했다. 아직도 마스크를 쓰고 재판을 한다. 약간 답답하기는 하다.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요새는 변호사들이 각자 맡은 의뢰인들의 편에 서서 열심히 변론을 하면서 싸우는 분위기다.
그래서 그런지 나도 요새는 상대편 변호사를 봐도 서로 인사도 하지 않고, 공연히 기분이 나쁘다.
무어라고 말을 하거나 변론을 해도, 이상하게 엉터리 같이 들리고, 기분이 상한다. 특히 논리적이 아니거나, 말도 되지 않는 주장을 하고 있으면 상대의 얼굴 조차도 보기 싫어진다. 목소리도 듣기 싫어진다.
때문에 내 인상이 굳어지고, 표정이 딱딱해진다. 음성도 거칠어지고, 톤도 높아진다. 나에게 사건을 의뢰한 사람들은 내가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당연해 보이는 것 같다.
*** 재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오니 햇살이 무척 맑고, 하늘도 파랗다. 법원 구내에 있는 나무들도 아름다웠다. 그래서 또 사진을 몇 커트 찍었다. 모두 나이 들었기 때문에 생긴 여유다. 젊은 변호사들은 따라 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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