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울지 마라>

 

 

가을에는 울지 마라

가을에 울면 사랑이 아프다

 

꿈속에서처럼

너의 모습은 희미하고

네 미소가 연하게 보일 때

나는 다시 낙엽을 밟는다

 

눈이 부시게 진한 노란잎

그 위에 사랑이 누워있다

오랜 침묵에 지친 사랑은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

 

까칠한 단풍잎 사이로

철새가 떠났다

햇볕 조차 볼 수 없도록

무성했던 한 여름이 남긴

전설 같은 사랑을 냉소하며

새는 멀리 떠나갔다

 

사랑의 흔적이

숨을 쉬고 있다

힘겨운 날갯짓을 기억하며

바람에 글씨를 쓴다

사랑을 전해주던 언어들이

뒤엉켜 몸부림칠 때

차가운 바람이 불어온다

 

나뭇잎들이 떨어져

빗물에 젖는다

잃어버린 사랑이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신음소리를 낸다

 

나무들은 잠들지 못하고

나도 함께 지새는

가을의 밤이다

바람소리를 들으며

눈물을 감춘다

 

가을에는 울지 마라

가을에 울면 사랑이 너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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