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쾌락은 축제가 아니다>
사랑은 몸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일시적인 성적 동작은 어디까지나 육체의 본능적인 표현에 불과하다. 육체는 몸으로 느끼는 쾌감을 오래 기억하지 못한다. 때문에 영속성이 없다.
인간의 정신과 마음만이 기억한다. 사랑의 감정을 오래 오래 저장해둔다. 그래서 정신적인 교감이 중요한 것이다.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사랑은 두 사람의 영혼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말하지 않아도, 보이지 않아도 서로 소통하고 있는 관계를 말한다. 그것이 사랑이다.
육체적인 결합은 그 사랑을 표현하는 동작에 불과하다. 그러한 사랑의 동작이 사랑 자체일 수는 없다. 롤랑 바르트가 지적하고 있듯이, 성적 쾌락은 계속 반복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잠시 쾌락을 얻을 수 있어도, 곧 끝이 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성적 쾌락은 닫힌 축제다. 열린 축제가 아니다.
롤랑 바르트는 다음과 같이 성적 쾌락에 대해 설명한다.
<성적인 쾌락은 환유적인 것이 아니다. 일단 얻고 나면 끝이 나는 그런 것이다. 그것은 언제나 닫힌 축제, 잠시 열린다 해도 금지에 의해 통제를 받는 그런 축제이다.
반대로 다정함은 무한한, 충족될 줄 모르는 환유이다. 다정한 몸짓이나 에피소드(어느 날 저녁의 그 감미로운 조화)가 중단될 때 내 마음은 찢어지는 듯하다. 모든 것은 의문시되며, 리듬의 회귀 - 윤회, 열반의 사라짐.>
- 사랑의 단상, 롤랑 바르트 지음, 김희영 옮김, 319~320쪽에서 -
성적인 쾌락은 시간이 가면서 한계효용의 법칙에 의해 급격히 감소한다. 단지 육체적인 필요성에 의해 요구되는 제한된 것에 불과하다. 성적인 쾌락을 느꼈다 해도 그것을 오랫동안 기억 속에 간직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성적인 문제는 어디까지나 제한적인 축제의 의식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적인 쾌락에서 벗어나 근원적인 존재의 보완성, 영혼의 교감에 더 비중을 두어야 한다.
<진정한 사랑은 육체보다 정신에 있다. 사랑을 하려면 동물에서 벗어나야 한다. 동물적 욕구, 성적 충동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사랑을 맛볼 수 있다.>
'사랑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의 기술> (0) | 2020.08.04 |
---|---|
<공유, 공감, 공존> (0) | 2020.08.03 |
사랑하는 사람이란 무엇일까? (0) | 2020.08.02 |
사랑의 정체성(正體性) (0) | 2020.08.01 |
<성적 수치심을 자극하는 동영상을 몰래 촬영해서 협박하는 사람들> (0) | 2020.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