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공감, 공존>

 

<사랑할 때 상대를 소유하려 하지 마라. 소유는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어디까지나 관계다. 서로가 노력해야 유지되는 가변적인 관계에 불과하다. 때문에 일방적인 사랑은 불가능하다. 상대의 움직임을 보아가면서 따라서 움직여야 관계가 유지된다.

 

현대 사회에서 개인은 사회적으로 많이 소외된다. 가족관계도 소원해진다. 예전의 부모 자식관계는 기대하기 어렵다. 형제간의 관계도 달라졌다.

 

모든 것은 자신이라는 핵이 중심이고 주체성이 매우 강해졌다. 그러다 보니 사랑에 있어서도 상대방에 대한 의존심은 많이 감소되고 있다.

 

사랑도 소유 개념도 희미해지고 있다. 소유가 아니라, 존재 그 자체의 관계로서 만족해야 한다. 두 사람이 서로 가진 것을 공유하고, 공감하고, 공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무조건 상대방에게 의지하고, 상대방만 믿고 있으면 안 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관계가 끝나면 혼자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남녀 간의 사랑은 일반적인 우정과는 다르다. 본질적으로는 성적인 결합, 상호보충적인 기능이 전제되지 않으면 안 된다.

 

사랑에는 성적 욕망과 욕구가 반드시 뒤따르게 된다. 하지만 그 성적 욕망도 적절히 제어되지 않으면 결국 성적 욕망으로 끝나고 진실한 사랑을 상실하게 된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 해도 지나치게 성적으로 탐닉해서는 안 된다. 사랑을 변질시킬 위험이 있다.

 

중요한 것은 관계의 다정함이다.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다정해야 한다. 서로가 정으로 연결되어 그 정이 끈끈하게 이어나갈 때 사랑은 자리를 내리고 뿌리를 내리게 된다.

 

 

성적으로 소유하려 하지 마라. 성적인 소유관계는 매춘이다. 성적인 관계에서 해방되라. 그래야 진정한 사랑을 영원히 소유할 수 있다.

 

사랑은 상대방을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소유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사랑이라는 추상적인 존재를 정신적으로 소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롤랑 바르트도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소유하지 않고, 다만 가볍게 욕망한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우리는 다만 그 사람의 다정함만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에게도 다정해질 필요가 있다. 서로의 친절함 속에 갇혀 어머니처럼 서로를 보살핀다. 우리는 모든 관계의 근원으로, 욕구와 욕망이 결합되는 그곳으로 되돌아간다. 다정한 몸짓은 이렇게 말한다. 네 몸을 잠들게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 청하렴. 그러나 또한 내가 너의 그 무엇도 즉시 소유하려 함이 없이, 너를 조금, 가볍게 욕망하고 있다는 사실은 잊지 말아 다오라고.> - 사랑의 단상, 롤랑 바르트 지음, 김희영 옮김, 319쪽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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