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혈동물의 망각

 

 

1.

정이 들었는데, 깊은 정이 들었는데,

갑자기 떠나라니요?

어디로 가라는 건 가요?

 

사랑은 그런 게 아니예요.

사랑은 갑자기 떠나는 게 아니예요.

 

할 말이 있어요.

밤새 할 말이 남았어요.

 

2.

이별은 언제나 가슴 아픈 것!

그래서 이별은 없어야 한다.

 

정이 든만큼 아프다.

정든 이별은 그래서 아주 아프다.

 

 

3.

분쟁이 생기면 사람들은 아주 냉정하다.

갑자기 냉혈동물이 된다.

인정 사정 없다.

 

그러므로 남과 다투지 마라.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아예 거래를 하지 마라.

 

4.

인간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 마음의 여유가 없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사기꾼이 많다.

요새는 코로나 때문에 조금 조용할 뿐이다.

 

코로나 끝나면 또 사기꾼 천국이 된다.

코로나 끝나도 절대로 돈 꿔주지 마라.

돈 꿔주고 바보되고, 신용불량자 되지 마라.

 

5.

9월이 오면

다시 너에게로 간다.

가까이, 아주 가까이 간다.

 

너의 숨결을 느낀다.

고독을 불에 태우고

초원의 바람을 가슴에 담는다.

 

6.

고독이 내리는 창가에서

빗물을 가슴에 담고 있다.

 

멀리 떠난 네가

아직도 따뜻한 체온을 전해준다.

 

말없이 흐르는 정이

눈시울을 적신다.

 

7.

이제는 울지 않는다.

너 때문에 울지 않는다.

 

이제 너의 진실을 알았기에,

사랑의 진실이 전해졌기에,

두 번 다시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8.

어제 밤 아팠다.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너의 사랑을 알고,

우리의 사랑을 알고,

나는 울었다.

 

사랑이 솔가지에 앉았다.

작은 둥지를 틀고 숨었다.

 

9.

이룰 수 없는 사랑이

나뭇가지에 걸쳐 있다.

 

낮달을 따라 서산으로 갈 때

사슴 한 마리와 마주친다.

 

10.

사랑의 밀어가 파도에 밀려간다.

작은 배를 타고 어디론가 간다.

 

함께 나눈 시간들을 뒤로 남기고

추억의 별들이 찻잔 속으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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