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기도>

 

밤새 전해주었던 사랑의 전설은

바람 따라 갔던 것일까

 

겨울의 방에서 나와

봄의 문턱에 선다

 

안개처럼 사라졌던 너의 미소

비를 따라 걸었던

호숫가에 남겨진 잔잔한 음성

정말 모든 것이 없어진 것일까

 

풀밭에 누워 빈 가지를 본다

뜨거운 너의 시선을 느끼며

가슴 속에 눈물을 가득 채운다

 

우리가 보물처럼 감추었던

사랑의 밀어들이

발하늘의 불꽃처럼 펴져나가

먼 곳으로 흩어진다

 

아직은 가까운 곳에 있는 거야

손을 뻗으면 잡힐 거야

가슴이 찢어질 거야

그 안에 거미줄처럼 네가 있다

 

벗어날 수 없는 작은 존재가

그림자 되어 맴돌고 있다

허전한 벤치 위에

흰 손수건이 비에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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