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처녀를 조심하라>

 

노처녀(老處女, an old maid, a spinster)라 함은 혼인할 나이를 넘긴 나이 많은 여자를 일컫는 말이다. 조선 시대 규방 가사로 노처녀가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노처녀의 부모가 가문 좋은 신랑감을 얻어야 한다고 고집하는 바람에 나이 사십이 넘도록 시집을 못 기던 노처녀가 앞집 처녀가 시집 가는 것을 보면서 결혼에 대한 기대와 부모에 대한 원망을 노래로 표현한 작품이다. 작가와 연대는 알 수 없다.

 

또 한 편의 노처녀가는 조선 시대 한글 단편 소설집인 삼설기에 들어 있는 가사체 작품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러 가지 병 때문에 사십이 넘도록 시집을 가지 못했던 여자가 한탄을 하고 있던 중에 이웃집 김 도령을 만나 결혼을 하자 그녀는 모든 병이 낫게 되었고, 아들을 낳아 키웠는데 그 아들이 나중에 자라서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처녀라는 용어 자체는 페미니스트의 관점에서 보면 부적절한 표현이다. 성이 개방된 현대 사회에서 처녀, 비처녀를 따지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않기 때문이다.사람들은여전히 사회적인 관점에서 적절한 혼인시기를 넘겨 혼자 살고 있는 여자를 가리켜 노처녀라는 애칭(?)을 사용하고 있다.그러나 당사자들은 어떠한 경우라도 노처녀라는 명칭을 듣기 싫어하는 것이므로 가급적 이러한 말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옳을 것이다.

 

나이 들어 혼자 살고 있는 여자들이 많아지면서, 그에 따른 복잡한 현상도 뒤따르고 있다. 대부분의 노처녀들은 열심히 일을 하며, 성실하게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영희(37, 가명)는 철수(35, 가명)를 만나 사귀게 되었다. 영희는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문직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수입도 괜찮은 편이었다. 얼굴도 예뻤고 지적으로 생겨 남자들로부터 호감을 사는 타입이었다.

 

철수는 사업을 하고 있었다. 학교 다닐 때 공부를 덜 했기 때문에 공부를 많이 한 여자를 보면 이상하게 매력을 느꼈다. 철수는 영희에게 푹 빠졌다. 두 사람 다 미혼이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다.

 

철수는 영희와 결혼할 작정을 하고 달라붙었다. 본격적인 구애공세에 들어갔다. 그러나 영희의 태도는 애매모호했다.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했다. 철수는 물량공세를 벌렸다. 값비싼 옷도 사주고, 고급 시계도 사주었다. 항상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만나고, 돈을 아끼지 않고 썼다.

 

그러던 중 영희는 철수에게 돈을 급히 빌려 달라고 했다. 물론 결혼 약속은 하지 않은 상태였다. 철수는 오히려 좋은 기회가 생겼다면서 돈을 1억원 빌려주었다. 그러나 영희는 돈을 빌리고 나서도 항상 거리를 두었다.

 

데이트를 할 때도 단 둘이 만나려고 하지 않고 여자 친구를 한 사람 동석시켰다. 영희의 여자 친구 역시 혼자 살고 있는 여자였다. 세 사람이 만나 술을 마시고, 여행도 다녔다. 영희는 철수의 집요한 시도에도 결코 몸을 허락하지는 않았다. 철수는 시간이 가면서 혼자 애가 달아 어쩌지 못했다.

 

빌려준 돈도 빌려준 것인지, 그냥 준 것인지 애매한 상태가 되었다. 이자 약속도 없고, 변제기한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원래 개인 간에 돈을 빌려주면서 이자 약정을 하지 않으면 이자를 청구하지 못한다.

 

무이자이기 때문이다. 나중에 소송을 하게 되면 소장부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연 5%에 해당하는 지연이자를 청구할 수 있을 분이다. 더군다나 변제기한을 정하지 않은 상태라면 답답한 상황이 된다.

 

영희는 그냥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철수는 어차피 결혼하면 부인이 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이 돈 이외에도 가끔 용돈도 주었다. 그냥 쓰라고 백만원 정도를 주는 횟수가 많았다. 영희는 이런 큰돈을 받으면서도 별로 고맙다는 표시를 하지 않았다. 대수롭지 않은 돈으로 생각하는 태도였다.

 

나중에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은 영희가 비슷한 방법으로 여러 남자를 친구로 가깝게 지내면서 많은 돈을 빌려 쓰고 있다는 것이었다. 모두 돈이 많은 남자들이었다. 그들과 구체적으로 어떤 관계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육체관계를 맺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6개월이 지난 다음 영희의 본심을 알게 된 철수는 영희에게 빌려 준 1억원을 돌려 달라고 했다. 영희는 그에 대해 별 말이 없었다. 단지 지금은 형편이 어렵다는 말뿐이었다. 철수는 무척 실망하고 배신감을 느꼈다. 철저하게 속은 느낌이었다. 그것이 사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소송을 하자니 증거도불충분했다.

 

체면 때문에 고소하기도 어려웠고, 소송을 하자니 시간과 비용을 많이 낭비해야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도저히 그냥 둘 수 없다고 판단해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영희는 철수에게 강간을 당했다면서 형사고소를 했다.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강간사건이나 무혐의를 밝히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승용차 안에서 폭행과 협박을 당해 강제로 간음을 당했다고 주장을 하고 있는 영희와 함께 차로 드라이브는 많이 했지만, 성관계는 하지 않았다는 철수와의 사이에서 법은 표류하고 있었다. 검사도 당사자의 말이 너무 달라 답답할 뿐이었다. 경찰과 검찰에서 수 차례에 걸쳐 조사를 받던 철수는 결국 나중에는 지쳐서 영희와 합의했다.

 

철수는 영희에게 빌려준 돈1억원을 포기하기로 하고, 영희는 철수에 대한 강간죄 고소를 취소하기로 하고 매듭을 지었다. 철수는 너무 억울했다. 노처녀를 잘못 본 죄의 대가가 너무나 컸다.그로부터 두 번 다시 나이가 많고 겉이 화려한 여자의 곁에는 가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여자가 나이 들어 혼자 살면서이상하게 변질되는 경우가 있다. 성격이 비합리적으로 되기도 한다. 남자들이 좋게 대해주면 자신을 이용하려는 것으로 의심하고 강한 경계심을 보이기도 한다.

 

노처녀의 경우는 그 종류가 다양하다. 첫째, 그야말로 순진하게 자기 할 일만 하면서 생활하다 보니 늦게까지 결혼하지 않고 지내게 된 경우이다. 대다수의 노처녀는 이런 부류에 속한다. 이런 경우는 단지 성격상의 문제가 있을 수 있고, 결혼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출산에 있어서 애로사항이 있을 수 있다.혼자 오래 살다 보면 싱글라이프(single life)에 익숙해져 다른 사람과공동생활을 하는 것에 적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면 지금까지 이 나이에 혼자 편하게 살았는데, 공연히 결혼을 해서 불편해졌다는 심정을 느낄 수 있다.

 

빨리 자식이라도 낳아야 하는데 그것도 여의치 않게 되면 결혼생홀은 깨질 수 있다. 깨져도 일찍 결혼한 사람들과는 다소 다른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다. 오래 혼자 사는 경험을 했기 때문에 혼자 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을 덜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과감하에 이혼을 결정하기도 한다.

 

둘째, 수 많은 사람들과 연애를 하고 육체관계까지 맺은 상태에서 특별히 결혼까지 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지 못한 노처녀도 있다. 이런 상태에서 한 남자에게정착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 결혼을 할 수 있지만, 그런그런 결혼은 쉽게 파경에 이르기도 한다.

 

이런 경험 많은 노처녀는 남자를 대하는 기술이 세련되고 발달되어 있어서 순진한 남자를 데리고 놀 가능성이 높다. 물론제대로 마음만 먹으면 과거를 모두 잊고 충실한 가정생활을 잘 할 가능성도 없는 것은 아니다.

 

여자의 과거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가정불화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 가정법원에서 여자의 과거는 그 자체만으로는 이혼을 당할 유책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남자의 과거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남자나 여자나 결혼 전에 다른 이성과의 육체관계가 현재의 배우자에게 알려지면 별로 유쾌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연히 사이가 벌어지고 애정이 식어 나중에는 성격이 맞지 않아 결혼생활이 파탄나는 경우도 있게 된다.

 

셋째, 미혼이라는 이유로 남자들을 유혹해서 이용하고 돈이나 뜯어내려는 사기성이 농후한 여자도 있다. 극단의 경우에는 꽃뱀으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그 정도는 아니라고 하더라도진정한 애정도 없으면서 가식적으로 남자를 대하는 것이다.

 

순진한 남자들은 이런 여자의 유혹에 넘어가 이용을 당한다.여자가 혼자 살면서 심리적으로 왜곡되어 남자들을 좋지 않게 보면서 육체관계를 맺어 유혹하고 이용하는 경우에는 상당히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때로는 남자에게 비참하게 당한 여자의 입장에서 다른 남자를 상대로 그 한풀이를 하는 경우도 있다.

 

넷째, 노처녀로서 유부남과 만나면서 첩으로 살거나 애인관계를 맺는 경우가 있다. 세상 경험을 많이 했고, 돈맛을 알았기 때문에 돈이 없는 애숭이 총각과는 맞지 않는다. 그렇다고 돈 많고 혼자 있는 남자가 드물기 때문에 유부남도 상관없다는 식이다.

 

이런 여자들은 많은 경우 유부남의 가정파탄을 일으킨다. 죽기 살기로 싸우면 본처가 질 수밖에 없다. 이혼을 하지 않으려면 두집살림을 묵인해야 하고, 이혼을 하게 되면 엉망이 되고 만다. 남의 것을 빼앗아 잘 살려는 마음씨도 문제지만, 이에 동조해서 가정을 깨는 남자도 문제다. 이런 이유로 우리 사회의 이혼율이 높아져 가고 있는 것이다.

 

다섯째, 심리적인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노처녀의 경우 상대방 남자는 자칫 잘못하면 커다란 상처를 입을 수 있게 된다. 노처녀의 경우 나이가 많아서 자신을 무시한다는 내적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남자가 자신을 농락했다는 생각이 들면 결코 용서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쉽게 접근했던 남자는 직장에서 망신을 당하고 상당한 손해배상을 해주어야 한다. 자신을 버린 남자가 결혼해서 잘 사는 꼴을 보지 못하고 평생 복수할 생각을 가지기도 한다. 여자의 한은 오뉴월에도 서리를 내리게 한다는 속담이 있는 것을 보면, 여자에게 잘못하면 무서운 응징을 받기도 하는 것이 현실인 모양이다.

 

세상에는 서로가 지켜야 할 룰(rule)이 있다.도덕적 규범이 있다. 우리 사회에서 남자와 여자 사이의 이러한 도덕과 문화가 거의 무너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노처녀는 단순히 나이가 많이 들었다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이제 우리 사회도 남자나 여자가 결혼을 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그들을 특별하게 보지는 않는다.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은 자유이고 아무런 문제가 없으나,았다는 이유로 이성에 대해 그것을 내세워 정직하지 않고 불순한 의도로 상대방을 이용하고 손해를 입게 하는 것은 중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특히 나이가 들은 상태에서 객관적으로 능력이 있고 조건이 좋은 것처럼 보이는 남자와 여자가 문제다. 능력이 부족하고 별로 내세울 것이 없는 남자와 여자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여지가 없다.

 

나이가 많은 이성과 교제하거나 거래할 때에는 항상 이런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나이가 많기 때문에 혹시 사회생활을 하면서 성격이 왜곡되었거나, 순수하지 않아 숨은 의도를 가지고 대하는 것이 아닌가 살펴 보아야 한다.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이성관계를 떠나 정상적인 비즈니스관점에서 확실히 따져 보아야 한다. 상대방이 진심을 대하지 않으면 즉시 관계를 정리하여야 한다. 더 이상의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다.

 

세상을 살면서 어리석음은 커다란 병이다. 그 병으로 인한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 병은 정신적, 육체적, 물질적으로 복합증세를 일으키며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이제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달라져야 한다. 애정을 미끼로 사기를 치거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어져야 한다. 있는 그대로 서로를 알리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남녀간에 이성교제를 하고 서로 진정한 사랑을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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