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국화
노란 국화꽃 앞에서
갑자기 심장이 멎었다
너를 향한 그리움이
새벽 안개처럼 피어올랐다
네가 좋아서
너에게 매달리면서
먼 길을 쫓아갔던 시간
그 가을에 날리던 눈꽃
무엇을 응시하고 있었던가
어디까지 가야 멈출 수 있었던가
사랑이 흩어지던 밤
손안에 웅켜쥐고 있었던 건
반쪽 난 마음의 상처뿐
너는 보이지 않았다
그림자조차 잡을 수 없었다
잊으려 애쓰고
지우려고 안간힘을 썼건만
너의 얼굴에서
연하게 피어나는 미소
다시 붙잡혀 어쩌지 못하는
나는
이 순간 꽃잎에 심장을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