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는다는 건

너는 어느 날
바람처럼 나타났다
내 마음을 빼앗아 흔들고
이곳저곳 끌고 다녔다

왜 그랬을까
아무 것도 모른 채
비틀거리며
너를 쫓아 다니고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오직 네 손만 붙잡고
밤거리를 방황했다

시간이 가면서
너는 서서히 변했다
식은 마음으로
측은하게 바라보고
차가운 손으로
마지못해 잡아주었다

시간이 필요한 거야
아픔을 달래기 위해서
힘든 걸 참기 위해서
더 많은 밤을 새워야 해

잊는다는 건
너를 부정하는 거야
네 존재를 거부하는 거야
그럼으로써
너 때문에 물들었던
가을색을 지우는 거야
너 때문에 찢어졌던
가슴속을 낙엽으로 덮는 거야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망각의 강  (0) 2020.10.23
그곳에 시간이 있었다  (0) 2020.10.19
들국화  (0) 2020.10.19
겨울의 강가에서  (0) 2020.10.19
그리움의 색깔  (0) 2020.10.1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