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의 강
해질 무렵 강변에 서서
너의 음성을 듣는다
강 건너에 네가 있다
보이지 않는 미소를 띄고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아직은 끝나지 않았다
차가운 바람이 불기 전에는
낙엽이 벤치를 덮기 전에는
그리움은 멈추지 않는다
남겨진 언어가 비에 젖은 채
신음소리를 낸다
품속에서 꺼낸 빛 바랜 사진
둘이 하나로 겹쳐
침묵의 바다에 잠긴다
너에게 다가간 건 아픔이었고
내게 다가온 건 슬픔이었다
그래서 시간은 정지하고
밤이 깊어가면서 모두 잊혀지고
어둠에 덮여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