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모진 운명 ⑨
박 사장은 결국 그 유명한 역학자의 말을 듣기로 했다. 역학자는 몇 달 후에 어떤 여자를 소개해 주었다. 시내에서 작은 한정식 식당을 하고 있는 여자였다.
역학자는 박 사장이 돈이 많은 사업가이고, 괜찮은 사람으로 보았다. 그리고 자신의 판단으로 박 사장이 돈만 벌고 삭막하게 사는 것보다는 부인 이외의 다른 여자를 만나 연애도 하고, 성관계도 하면서 사업을 하면 무병장수하고 사업도 더 잘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 아예 자신이 알고 있는 여자까지 박 사장에게 소개를 해주었던 것이다.
물론 이렇게 함으로써 역학자는 박 사장에게서 돈도 받았다. 사주관상을 봐주고, 여자까지 소개해 준 대가였다. 역학자는 여자에게는 박 사장이 돈이 많고 좋은 사람이니까 만나서 연애를 하고 잘 지내면 돈도 얻을 수 있고,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역학자가 보니까 박 사장과 그 여자가 궁합도 잘 맞고, 음양의 조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여자에게도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거라고 예언했다. 그래서 여자도 전부터 식당에서 자주 봐서 역학자가 서울에서 유명한 사람이고, 실력이 있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말을 따라서 박 사장과 사귀어 보려고 마음 먹었다.
어느 날 박 사장은 여자가 운영하는 한정식집으로 가서 역학자와 함께 여자를 만났다.
“두 사람은 내가 볼 때 아주 여러 가지가 잘 맞아요. 그러니까 나를 믿고 서로 잘 지내요.”
“예. 고맙습니다.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박 사장은 여자의 인상이 마음에 들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성격도 조용하고, 여성스러웠다.
“그리고 박 사장님은 돈 벌었다가 죽을 때 지고 가는 게 아니니까, 이 사람에게 돈을 아끼지 말고 잘 해줘요. 정말 괜찮은 여자예요.”
“예, 선생님 말씀 명심하겠습니다.”
이렇게 소개를 받은 다음 박 사장은 여자를 만나 데이트를 했다. 처음에는 여자가 운영하는 한정식집에 와서 손님들을 만났다. 가급적 이집에서 매상을 올려주려고 했다. 일부러 비싼 음식을 시키고 술도 많이 주문했다. 어차피 손님 접대를 해야 했기에 겸사겸사해서 그곳에 가서 대접도 하고, 여자를 자주 보는 기회를 가졌다.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여자와 성관계를 가졌다. 그런데 너무 속궁합이 맞는 것을 느꼈다. 박 사장은 지금까지 그렇게 잘 맞는 여자를 만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급속도로 진도가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