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가을>

작은 가방 하나 매고 나섰다.
성수대교남단에서 시작했다.
늦은 가을, 더 늦기 전에 강물을 보고 싶었다.

11월의 한강은 파랬다.
하늘색과 구별하기 어려웠다.
강물은 싱싱해 보였다.
사랑과 미움을 모두 담은 채 유유히 흘러가고 있었다.

동호대교가 나오고, 한남대교가 나온다.
한남대교를 지나면서부터 고수부지는 넓고 아름다웠다.
반포대교를 전후로 아주 넓고 잘 가꾸어져있다.

가을나무들이 진하게 물들어있다.
은행잎의 노랑, 단풍잎의 빨강.
너무 아름다워 눈물이 나올 정도다.
자연은 저렇게 아름다운데,
인간은 그렇지 못한 이유는 무얼까?

왜 세속에 찌들어,
욕망의 노예가 되고,
남을 미워하고,
사랑을 거부하면서 살아갈까?

중간에 커피를 한잔 마셨다.
선선한 날씨에 따뜻함이
가슴속까지 내려온다.

동작대교, 한강대교, 한강철교를 지나면 여의도에 다다른다.
63빌딩 앞까지 걸어갔다.
성수대교에서 63빌딩까지 12킬로미터가 된다.
3시간 정도 걸었다.

걸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대부분 개인적인 내 삶의 생각이다.
너무 아름다운 가을 날
걸었더니 머리가 맑아졌다.
돌아올 때는 택시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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