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도 다시 한번>
바쁜 일상의 생활 속에서도 자기 자신을 삭막하지 않게 만들기 위한 노력은 절대로 필요하다. 일에 쫓기고, 마음에 여유를 가지지 못하다 보니 감성은 저 혼자 외롭게 내팽개쳐져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차를 타고 올림픽대로를 가는데 비가 계속 내렸다. 테이프를 트니 배호의 노래다. 배호의 노래는 내가 참 좋아한다. 듣기도 많이 들었다. 내가 가장 많이 들은 노래가 배호, 최진희, 나훈아, 남진, 이미자 등의 가수 순이 아닌가 싶다.
젊었을 때 왜 그렇게 그 가수들의 노래를 많이 듣고 다녔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들의 구성진, 애달픈 노래가사와 멜로디 때문이었을 것이다. 패티김의 노래도 마찬가지였다. 요새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새로운 노래는 잘 적응을 못하고 있는 편이다.
남진이 원래 부른 노래를 배호가 부른 게 나왔다. "이 생명 다 바쳐서 죽도록 사랑했고, 순정을 다 바쳐서 믿고 또 믿었건만......" 가사를 들으면서 웬지 가슴이 찡했다.
이젠 사랑이라는 단어가 그렇게 가슴을 짓누를 때도 지났는데, 비가 내리는 잿빛구름을 보고 있어서 그런가? 나는 그런 센치한 분위기에 빠져 오래동안 멍한 상태로 운전을 하고 있었다.
목숨을 다 바쳐 죽도록 사랑할 수 있는 사람, 순정을 다 바치고 평생 믿고 살아갈 사람이 있으면 그건 그 사람의 지상에서의 최대 행복이다. 사랑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고, 아무 하고나 하는 건 더욱 아니다. 사랑을 줄 수 잇는 상대가 있어야 하고, 그 상대는 목숨을 바칠 정도로 깨끗한 영혼의 소유자이어야 한다.
노래 가사는 아무렇게나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가슴 아프게 겪었던 사랑의 아픔을 처절하게 느껴본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가슴에 와닿는 가사를 만들 수 있다. 사랑을 뜨겁게 느껴보지 않은 사람들이 쓴 가사는 가벼운 리듬만을 들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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