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모진 운명 4-17

그런 뉴스에 접하면서 정 사장은 ‘왜 저렇게 약해질까? 조사 받고 징역 살
면 되지, 왜 죽을까? 죽으면 가족들은 어떻게 하라고?“ 이런 생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해가 갔다. '오죽 했으면 죽고 싶었을까? 검찰 수사가 얼마
나 두려웠을까? 그리고 사건 관계인들에 대한 배신감, 증오심 때문에 견딜 
수 없었을 거야?'

정 사장은 TV 채널을 돌렸다. 개그 프로를 재방송하고 있었다. 그전에는 개
르 프로를 자주 보았다. 지금은 개그하는 사람들이 이상해 보였다 저런 것을 
보고 웃고 있는 방청객들도 한심해 보였다.

‘세상이 얼마나 살기 어려운데, 저런 말장난이나 하고들 있고, 그걸 보러 
녹화현장까지 앉아 있을까?’ 채널을 계속 돌려도 모두 한심한 프로들뿐이었
다. 실화라고 사건에 관한 프로도 듣기 싫었다. TV를 껐다.

라디오 방송을 켰다. 구성진 노래가 들려왔다.
<이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면/ 
희망이 족할까/ 푸른 하늘 밝은 달 아래/ 곰곰히 생각하니 세상 만사가/ 춘
몽중에 또 다시 꿈같도다>

노래는 정 사장 가슴 속에 깊이 박히고 있었다. 슬펐다. 아팠다. 노래 제목
은 갑자기 생각이 나지 않았다.

옆에 있는 성경을 펴니 이런 구절이 눈에 띈다.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해 아래에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
가 사람에게 무엇이 유익한가? 해는 뜨고 해는 지되 그 떴던 곳으로 빨리 돌
아가고 모든 만물이 피곤하다는 것을 사람이 말로 다 말할 수는 없나니 눈은 
보아도 족함이 없고 귀는 들어도 가득 차지 아니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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