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있는 밤에>
늦은 가을 밤
저녁을 먹고 창가에 앉았다.
조용히 대부(Godfather)의 경음악을 듣는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누구를 사랑하고 있는가?
모든 것은 안개속이다.
너는 희미한 안개속에서
이름조차 보이지 않는다.
문득 커피를 찾는다.
아주 진한 커피향에서 너를 만진다.
연기처럼 사라지는 너는
커피를 닮았다.
정말 사랑했었다.
목숨처럼 아꼈다.
그렇지만 너는
아침이슬처럼 사라졌다.
네가 바랐던 것은
네가 꿈꾸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다시 낯선 초승달이 떴다.
나는 목놓아 운다.
너 때문에
나 때문에
아주 서럽게 운다.
그렇다고 세월이 다시 오는 건 아니다.
파도가 잠드는 것도 아니다.
그냥 아팠을 뿐
그냥 서러웠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너는 침묵한다.
나도 침묵한다.
서로에게 할 말은 없다.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발가벗은 모습으로
서로를 껴안고 울 수 있을까?
그렇게 떠나갔다.
아무런 기약도 없이
아무런 남기도 없이
너는 사라졌다.
가을 낙엽처럼
가을 바람처럼
아무런 자취도 없이
그렇게 사라졌다.
나는 울고 있다.
너 때문에
네가 남긴 흔적 때문에
너를 잊지 못하는 건 내가 아니다.
우리가 만든 사랑이
아직 이 땅에서 신음하고 있다.
소멸하기 전까지는
우리들의 사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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