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만의 시간>

밤이 깊었어
가을밤이 너무 깊었어
슬픈 거야
왜 그런지는 몰라
그냥 슬픈 거야

Albinoni Adagio를 듣고 있어
Hauser가 첼로를 연주하고 있어

눈물이 나
진한 눈물이 흐르고 있어
너 때문이야
가을 때문이야

한 때 하나이었어
분명 둘은 쪼개질 수 없는
하나이었던 거야

그때 행복했어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해도
머리 속이 텅 비었어요
우리는 함께 있어 행복했어

다시 가을의 선율을 따라
낯선 무인도로
파도를 타고 떠날 거야
네가 없어도 좋아
네 흔적만 있으면
네 숨결만 있으면
나는 오늘 밤
술에 취해 안개 속에서
꿈에 취해 들꽃 속에서
숨을 죽이고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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