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흔적>

은행잎이 떨어져 물결치고
단풍잎이 빨갛게 물들일 때
우리는 작은 글씨를 썼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어
사랑이라는 낯선 단어 앞에서
우리는 경련을 일으켰어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듯이
사랑은 가고 슬픔만 남았어
거친 광풍이 휘몰아치고 떠난 벌판에는
누가 누구를 사랑했는지
어떤 사랑의 밀어들이 뱉어졌는지
아무 기억도, 아무 흔적도 없어졌어

한 때 사랑했던 너의 모습에서
내 사랑의 초라한 색깔이 보여
그때 청춘의 뜨거운 피가 솟꾸치고
걷잡을 수 없도록 아팠던 건
바로 너 때문이었어
오랜 침묵과 낯선 미소 때문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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