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화

2005년 4월 16일 아침 곤지암 이스트밸리 C.C에 갔다. 곤지암에는 렉스필드 C.C, 남촌 C.C 등 명문골프장이 있다. 골프장에 간 것이 벌써 1년 가까이 되는 것 같다.

너무 오래돼서 잘 기억도 나지 않는다. 부득이한 약속이어서 하는 수 없이 나갔지만, 마음 속으로는 큰 부담이었다. 잘못치는 실력에 함께 치는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는 않을까 싶어서였다.

막상 필드에 나가니 기분이 좋았다. 날씨가 너무 좋았다. 마침 오늘은 황사도 없이 맑았다. 산위에서 부는 바람은 도심에서 맞는 그것과는 너무 다르다. 상쾌한 느낌을 준다. 나무와 풀과 공기가 주는 느낌을 맞는 것이다.

나는 골프장에 나가면 운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변의 경치를 즐기는데 많은 비중을 둔다. 아름답게 조경을 해놓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야산은 참 아름답다. 조금만 돈을 들여 꾸며놓으면 그렇게 예쁘다.

여러 군데 산수화가 피어 있었다. 산수화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말없이 피어 있는 산수화 옆에서 나는 먼 산을 바라보았다. 내가 숨쉬고 있는 이곳에서 아름다운 4월에 예쁜 꽃을 보고 있다는 사실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이 세상에 나를 아껴주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내가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우연히 만난 산수화와 나와의 관계를 묻고 있었다. 산수화 때문에 갑자기 묘한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그에 대한 적절한 해답을 찾지 못해 착잡해졌다. 나는 공을 치면서도 계속해서 영원히 해답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이 문제에 골똘히 빠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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