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없는 밤

한때 사랑이 두려워서
너의 눈빛을 감당할 수 없어
고개를 숙인 채
달빛을 따라 걸었어

그날 밤
바람이 울었어
낙엽이 몸서리치면서
슬픈 신음소리를 냈어

아무 일도 없었어
아픔도 느끼지 못했고
눈물도 흐르지 않았어

너 때문이었어
숨결을 붙잡을 수 없고
미소를 가슴에 담을 수 없어
미친 듯이 방황했던 건
바로 너의 그림자 때문이었어

눈이 쏟아지는 밤에
밤새 기다렸어
기차소리가 너를 뜻한 건 아냐
추락하는 새의 비명소리에
사랑은 소멸하고
실종된 추억은 가슴속을 파고 들었어

너에게서 벗어난 벌판에는
아물지 않은 상처가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나는 움직이지 않는 바위섬처럼
천년의 고독을 껴안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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