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사랑에게>
어디선가 강렬한 기타소리가 나면
내 가슴도 떨린다
왜 울고 있는 걸까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은
오늘 밤
비를 맞으며
절망할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숨이 막히듯 이어지는
날카로운 소리
뒤따르는 무거운 하모니
우리는 하나였던 것일까
다시 침묵의 시간이 흐른다
네가 남겼던 열정의 흔적이
소리 없이 사라진 시간
너는 한낱 의미없는 그림자처럼
아무런 자취도 남기지 않았다
그래도 너를 잊을 수는 없어
너는 존재였고 의미였기 때문이야
네 앞에서 한없이 초라했어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에 갇혀
너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어
어두움속에서
작은 새가 추락하고 있어
날개도 부러진 채
우리 앞에서 신음하고 있어
이미 사랑은 날아간 거야
보이지 않는 곳까지
광란의 축제가 펼쳐지는 곳
그곳에서 죽음처럼 가라앉았어
새벽 파도가 밀려오고 있어
낙엽같은 작은 배가
고기를 가득 싣고 오면
밤을 샌 아낙네들이
뱃속에서 알을 꺼내
사랑의 잉태를 위해
다시 바다에 던지는 거야
이제 잠을 자야 할 시간이야
너의 이름은 이미 지워졌어
파도에 실종된 배 안에
슬픈 사랑은 산산조각이 났어
새벽이 되면
붉은 해는 떠오를 거야
그때 우리는 파란색으로 부활하고
영원에 갈급한 나머지
깊은 심연의 바다속으로 가라앉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