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행
어느 작은 포구에 있다
햇살이 파도 위로 반짝인다
갈매기떼가 새벽 바다를 살핀다
정 때문에 떠나지 못했던 그곳에
삶의 얼룩진 흔적이 그림자로 남는다
말을 타고 초원으로 향한다
바람을 가로지르며 거칠게 달린다
뒤에서 가슴으로 매달린 너는
밀착의 의미를 전해 온다
말도 똑 같이 순수했다
오직 앞으로만 나아갈 뿐
우리들의 사랑의 무게를 받아들였다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고
오늘 밤 어디에 머물지 모른다
긴 여정의 끝에는 기다림이 있다
너와 나의 마상의 춤은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율동이었다
사랑의 언어는 말발굽소리에 짓밟혀도
어두움이 내리는 종점에는
촛불이 켜졌다
침묵이 이어지고
함께 눌렀던 말의 등 위로
작은 소망이 피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