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앞에 서다>
바다 앞에 서다
파도를 보면 가슴이 뛴다
밀려오는 파도 앞에서
사랑의 상실을 예감한다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너는 잠시 나타났다가
파도 너머로 사라진다
너의 부재는 곧 무의미
더 이상 파도는 출렁이지 않는다
다시 파도와 함께
노한 함성을 토한다
우리들의 언어는 아직도 불타고 있다
돌아갈 수 없는 시간속으로
사랑의 파편들이 산화하고 있다
새벽 파도는 사랑을 짓밟아 놓고
가을비를 재촉한다
바람이 낙엽들을 실고
어디론가 떠날 채비를 한다
사랑이 파도에게 말한다
허망한 사랑이 파도를 따라 왔다가
파도 때문에 실종되어도
사랑은 파도보다 위대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