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에 꽃을 바친다>

바람이 가을을 따라
고독을 가득 담아 왔다
단풍이 있어
외롭지 않다던 소나무에서도
진한 향기는 사라졌다

그림자를 보지 않고
빛만 따라 가는 게
인생이라고 했다
달의 고독에서 벗어나
별의 노래를 듣는 게
사랑이라고 했다

혼자라는 것이 두려워
가까이 다가갔지만
그곳에는
또 다른 공허함이
강한 덫처럼 숨어 있었다

차가운 가을비를 맞으며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내 영혼을 빼앗아 간
어떤 그리움에
국화꽃 한 송이를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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