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무
뜨거웠던 사랑 때문에
한 여름에도 눈이 내리고
한 겨울에도 꽃이 피었다
그런 사랑이 떠났다
사랑은 얼마나 허망한 것일까
사랑은 말 한 마디에도 변하고
표정 하나에도 달라진다
사랑의 기반은 없다
보이지 않는 허상 속에서
사랑은 싹이 텄다가
꽃을 피우고
낙엽을 떨어뜨린다
그런 사랑이 눈물을 남겼다
사랑은 얼마나 허망한 것일까
너를 믿었던 나는
길이 아닌 길을 걸었던 나는
사랑의 연약함을 몰랐다
슬픔을 가슴에 안고
소망의 빛을 잃어도
이젠 더 이상
외롭지 않겠다
허망한 사랑에 빠지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