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사랑을 했다

낯선 도시에서
나는 울었다
시작도 끝도 없는
순환지하철에서
시간은 멈춰 있고
퇴색된 철로에는
욕망들이 버려져 있다

보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은 느껴지고
만질 수 없어도
두 숨결은 다가왔다
그건 도시의 방식이었다
바다 위에는
낯선 섬들이 많이 보였다

아주 진한 허무 속에서
생명은 잉태되고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빛은 구원이 된다

차가운 아스팥트를 껴안으며
우리가 사랑을 했던 건
허무와 어둠 속에서
살아남기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사랑을 모른다
삶과 구원을 모르듯이
사랑은 무척 낯설었다
낯선 도시에서
낯선 사랑이 다가왔다

어제도 우리는 사랑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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