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 픔>

지금까지 살면서 느낀
모든 슬픔을 모아보자
나를 죽음까지 몰고 갔던
깊은 슬픔들

몸의 아픔보다
마음의 아픔이 진한 것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내 마음이 너에게 전달되고
네 영혼의 빛을 보았을 때였다

슬픔으로 마비된
몸과 마음을 이끌고
한낮의 거리를 나선다
잿빛 가지에 걸린 연과
먹다 버린 사과 반쪽에서
내 인생의 초라함을 본다

슬픔은 공기 보다 무겁다
폐 속에 가라앉아 움직이지 못하면
그를 내뱉을 힘 조차 없는 시간
서편에 바람이 분다
심호흡을 하면
슬픔이 요동친다
그런 파도에 작은 배 같은 내가
깊은 바다 속으로 잠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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