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47)
지현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명훈은 어느 부잣집 딸을 만나서 사귀게 되었다. 이태원에 있는 클럽에 놀러갔다가 제니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를 만났다. 제니는 뛰어난 미모에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음대생이었다.
제니 아버지는 부동산 투기를 해서 돈을 많이 벌었다. 수도권에서 원주민으로 살면서 개발붐을 타고 싼 농지와 임야를 사서 그린벨트지역에서 해제되면 엄청나게 높은 가격으로 팔았다.
그래서 재산을 300억원 정도 모았다. 이른바 부동산으로 때돈을 번 졸부였다. 집에 외제차가 세대나 되었다. 돈을 많이 벌자 서울의 고급빌라로 이사를 왔다. 영숙은 무남독녀 외동딸이었다. 그래서 비싼 렛슨비를 들여서 바이올린을 시켰다.
제니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착실하게 생활하고 남자를 전혀 모르고 지냈다. 그런데 대학교에 들어와서 친구들과 클럽을 다니면서 달라졌다. 서울에는 젊은 사람들이 가서 노는 클럽이 있다.
주로 20대와 30대 초반의 아이들이 다니는 곳이다. 클럽에서는 소개팅이 이루어지고, 자연스럽게 둘이 만나 모텔로 간다. 아무 조건 없이 섹스를 하고 헤어진다. 마음에 들면 또 만날 약속을 한다.
아주 쿨하게, 아무 조건 없이 처음 만나 섹스를 하고, 그 이상도 아니고, 그 이하도 아닌 관계가 된다. 돈이 있는 아이들도 많지만, 돈이 없는 아이들도 많이 온다.
술값이 비싸지만 대체로 소개팅으로 만나 합석한 남자가 전체 술값을 내기 때문에 여자들은 외모만 받쳐주면 공짜로 즐길 수 있다. 가끔은 거꾸로 남자들이 여자들 테이블에 와서 합석을 하고 돈을 낼 것처럼 하다가 그냥 나가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때 여자들은 공짜로 술을 마시고 놀려고 하다가 날벼락을 맞는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성적으로 문란한 젊은 남녀가 성교를 하기 때문에 이상한 성병에 감염되기도 하고, 제비족이나 꽃뱀의 무대가 되기도 한다.
명훈은 첫날에는 제니와 단지 술만 마시고 헤어졌다. 그러면서 명훈은 제니에게 자신이 돈이 많은 집 아들이고, 고급 외제차와 원룸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했다. 제니도 이런 명훈의 태도가 싫지 않았다. 그리고 매너를 깨끗하게 보여주자 다음에 또 만나기로 약속했다. 이렇게 두 사람의 만남은 시작되었다.
한편 지현은 시간이 가면서 명훈을 사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명훈의 아이를 갖게 되고, 명훈이 잘 생겼고, 부잣집 아들이며, 여자에게 따뜻한 매너와 좋은 성격으 가지고 있는 것을 알면서 완전히 빠져들었다.
이제 지현은 명훈 이외의 다른 남자는 절대로 사랑할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전적으로 일방적인 사랑이었고, 외눈박이 사랑이었다.
그리고 명훈과 결혼하게 되면 평생 고생하지 않고 편하게 살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명훈 아버지가 능력이 있고, 돈을 잘 벌고 있을 뿐 아니라, 명훈에게는 돈을 아끼지 않고 쓸 정도로 명훈에 대한 부모의 사랑이 극진하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지현이 이처럼 명훈에 대해, 그리고 부모 및 가정환경에 대해 잘 알게 된 것은 다름 아닌 명훈 자신이 은영을 만나면서 꼬시기 위해 소상하게 말해주었기 때문이었다.
지현은 이제 절대로 명훈을 놓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아이까지 낳고, 명훈에게 결혼해 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할 생각이었다. 만일 명훈이 거부하면 자살을 해서라도 목적을 관철할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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