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잘 해주지 말아요>

사랑은 때로 기나긴 공상의 터널을 지난다. 터널을 지날 때에는 진공상태가 된다. 아무 것도 방해할 수 없고, 그 어떤 것도 혼입될 수 없다.

오직 두 사람의 마음뿐이다. 두 영혼이 가상의 공간에서 결합되면 다른 영혼의 빛은 침투할 공간이 전혀 없게 된다.

‘내가 로버트 킨케이드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가 그랬듯이, 나는 그 사랑의 감정을 오랜 세월 동안 날이면 날마다 지니고 살았단다. 두 번 다시 서로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우린 두 사람이 뭉칠 수 있는 최대한의 정도로 굳게 맺어져 있었지.

이런 걸 충분히 표현할 만한 말을 찾을 수가 없구나. 우리는 분리된 개체가 아니고 우리 두 사람에 의해 제3의 독립적인 존재가 되었다고 그이가 말했을 때가, 최고 절정이었지.

우리 둘 다, 그 제3의 존재에서 떨어져 존재한 적은 없어. 하지만 우리가 만든 하나의 존재는 유랑의 길을 떠나게 되었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로버트 윌리엄 월러 지음, 공경희 옮김, 192쪽>

사랑이 더 깊어가기 전에 서로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 더 깊은 곳으로 빠져들면 사랑은 걷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 특히 이룰 수 없는 사랑, 불륜의 사랑 앞에서 너무 잘 해주지 말아야 한다. 정이 들면 서로가 힘이 들테니까...

‘자꾸 잘해 주지 마요/ 더는 잘해 주지 마요/ 또 다시 사랑 앞에 무릎 꿇고 아파할 자신 없네요/ 사랑 그 하나만으로 세상 모든 걸 가졌던 그때로/ 그리워도 돌아가는 길을 찾을 수가 없어서/ 또 다시 기대하고 또 기다리죠/ 사랑 앞에서 나 오늘도 바보처럼/ 그대 앞에 또 서성이죠 바보처럼’
<김종국, 잘해 주지 마요, 가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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