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밤새 걷고 또 걸었는데
온몸이 지쳐 한 걸음 떼기도 힘든데
아직도 너에게 닿지 못했다

바다가 보이는 그곳에서
삶에 지친 나그네가
저녁 노을에 물들고 있다

고기를 잡으러 떠났던 작은 배가
풍랑을 피해 돌아오고 있다
텅 빈 배 안에서 어부는
배고파 울부짓는 갈매기들을 동정하고 있다

가장 야속한 것은 무엇일까
너를 위해 험한 길을 걷고 있는
속마음을 몰라주는 것일까
더 용기를 내지 못한다고
나를 쳐다보는 시선일까

아직 배는 뭍에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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